주식시장에 '장하성 펀드' 바람이 거세다.
펀드의 사냥 목표가 된 대한화섬은 28일 나흘째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1만4,000원으로 마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태광산업도 상한가로 71만5,000원을 기록했다. 흥국쌍용화재도 다시 상승세를 회복해 4.65% 올랐다.
22일 6만5,4000원으로 마감됐던 대한화섬은 4거래일 동안 74.3%(4만8,600원)나 올랐다. 그 사이 시가총액은 646억원이 늘어 1,514억원이 됐다.
태광산업 역시 22일 종가 43만4,000원에서 64.7% 급등, 시가총액이 7,960억원으로 3,128억원 늘었다. 흥국쌍용화재도 14.6% 올라 시가총액 증가액이 176억원에 달한다.'장하성 파워'로 늘어난 3개 업체의 시가총액이 3,950억원이나 되는 셈이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태광그룹 대주주들은 막대한 평가차익을 얻게 됐다. 대한화섬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1.65%(95만1,560주)로 주식보유액이 1주일도 안돼 462억원 어치나 불어났다.
태광산업 역시 이 회장, 흥국생명보험 등 대주주 측 지분이 53만여주에 달해 1,500억원에 가까운 평가차익을 얻었다. 또 태광산업이 지분 54.2%를 보유한 흥국쌍용화재의 경우 대주주 평가액이 95억원 늘어나 이들 3개 종목에서 늘어난 대주주 주식평가액은 2,000억원에 이른다.
대한화섬 지분 5.15%(6만8,406주)를 보유했다고 공시한 장하성 펀드도 4거래일 동안 33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었다.
물론 태광그룹 대주주나 장하성 펀드가 당장 주식을 내다팔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장부상 평가액이 늘어났을 뿐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이 같은 이상 급등세로 인해 향후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펀드가 내세우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은 설령 현실화하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가능한 일"이라며 "장 교수의 명성에 기댄 반짝 투자로 인해 펀드의 의도와 관계 없이 시장 왜곡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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