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아버지' 31일부터 방송
영화 ‘괴물’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괴물이 아니라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아버지다. ‘플라이 대디’ ‘원탁의 천사’등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에서도 아버지들은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싸움을 배우거나 다른 사람의 몸을 빌려 환생해 아들의 친구가 된다.
스크린에 이어 브라운관에서도 ‘부성애’(父性愛)를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다.
KBS2 ‘투명인간 최장수’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강력계 형사 최장수(유오성)가 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MBC ‘주몽’에서 해모수(허준호)는 죽어서도 아들인 주몽의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MBC ‘발칙한 여자들’은 전처가 낳은 아들이 나타나자 그와 친구가 되고싶어 하는 아버지 정석(정웅인)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 우리가 함께 찾고 만들어가야 할 진정한 아버지 상은 무엇일까.
EBS는 생활전선에서 가족들을 위해 애쓰는 우리 시대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을 조망하는 ‘다큐-아버지’를 31일부터 5주에 걸쳐 매주 목요일 오후 8시10분에 방송한다.
31일 첫 방송하는 ‘외로운 나그네의 思婦曲’은 오로지 돈 밖에 모르고 살아오던 아버지 김영장(64)씨의 사연을 다룬다. 배 고픈 시절을 살아오느라 벌기만 하고 쓸 줄은 몰랐던 그는 자식들에게 자신이 못 배운 한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공부만 강요하고 걸핏하면 매를 들던 아버지였다. 아버지를 어려워하고 그에 대한 감정의 앙금을 떨치지 못하던 3남매는 암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지극히 간병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그 동안 닫아 두었던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이밖에 ‘다큐-아버지’는 해외유학을 보낸 딸을 위해 주유소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기러기 아빠, 도시 생활을 포기하고 귀농을 감행했지만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농촌에 적응하지 못하는 딸 때문에 고민하는 초보 농사꾼 아버지, 두 자녀의 육아를 위해 직장에 과감히 육아 휴직계를 낸 아버지 등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진솔하게 풀어간다.
연출을 맡은 김민정 PD는 “아버지의 사랑은 이전 세대와 표현만 다를 뿐 그 감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외환 위기 이후 찾아 온 사회 변화 속에서 설 자리를 잃고 고민하는 다양한 아버지를 통해 가족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우리 시대의 아버지와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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