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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수공장 가동 '한발 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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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수공장 가동 '한발 더 나갔다'

입력
2006.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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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유엔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 시한을 닷새 앞둔 26일 원자로 감속재인 중수(重水ㆍheavy water)를 생산하는 공장을 전격 가동했다.

중수공장은 서방이 반대하는 중수로 건설 프로젝트의 강행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는 이란이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의 인센티브 협상안에 대한 답변서를 통해 우라늄 농축을 거부한 데 이어 안보리 결의를 수용치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란은 이날 테헤란으로부터 남서쪽으로 190㎞ 떨어진 아라크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중수공장 가동식을 개최했다. 중수공장은 인근에 건설 중인 연구용 원자로가 2009년 완공되면 냉각수로 이용되는 중수를 매년 80톤씩 제공하게 된다. 이 중수로는 부산물로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서방의 비판을 의식한 듯 “우리는 중동의 명확한 적인 시오니스트정권(이스라엘)을 포함한 누구도 위협하지 않는다”며 핵 기술의 평화적 이용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핵 기술을 무력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말해 유엔 결의를 따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수공장 건설 자체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수공장은 부산물로 플로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중수로의 건설을 강행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월 중수로 건설 계획의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거부의사를 확인한 뒤 유엔 제재 추진을 위해 발 빠른 외교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로 이란 핵 문제를 논의했고, 동맹국들에도 제재동참을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이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고수, 미국의 유엔 제재 추진방안이 성사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유엔 제재가 실패할 경우 이란의 자산동결을 포함한 자체 제재에 나설 방침이라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안보리의 우라늄 농축활동 중단시한인 31일 직후 미국은 이란의 자산동결과 주요지도자들의 여행금지 등을 포함하는 결의안을 독자적으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도 이란의 핵개발 강행에 대비해 최근 엘예제르 쉬케디 공군사령관을 대 이란전 총사령관으로 임명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라프가 27일 전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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