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추진중인 대형 개발 사업들이 겉돌고 있다. 시가 경제특구 이외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현안은 월미관광특구 및 가정뉴타운 등 도심재생 사업. 하지만 이들 사업은 경기불황에 따른 민자 유치 등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데다 체계적인 개발전략도 마련되지 않아 사업 추진에 난항이 우려된다.
월미관광특구 재원 마련 암담
시는 2009년까지 인천 중구 월미관광특구에 총 9,721억원의 민간 자본을 유치해 각종 개발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경인전철 인천역 역세권을 개발(6,500억원)하고, 윌미도~신포동 관광열차(5.9㎞, 500억원)운행, 인천해양과학관 건립(473억원), 옛 인천경찰청 부지 복합숙박센터 건립(470억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들 사업에 대해 민간제안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 올 연말부터 연차적으로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천문학적인 사업비를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시는 전체 70% 이상인 7,000억원 정도를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이지만 과연 극심한 경기불황에 민간업체들이 선뜻 나설지 의문시 된다. 이와 함께 월미도 일대 상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과 보상 문제도 사업추진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체계적인 개발 전략의 부재도 논란거리다. 시민단체들은 “인천항이 있는 중구는 근대문물의 보고(寶庫)이며, 거리 곳곳이 역사박물관인데 시가 월미관광특구를 지나치게 상업적인 관광시설 유치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역사적 조명을 통한 실제적 복원사업은 뒷전이고 관광객 유치에만 급급해 소중한 역사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민자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8월말과 9월말 잇달아 건설업체를 초청, 투자설명회를 열어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가정뉴타운도 일정 불투명
인천지역도심 재생사업 중 최대 규모이자 선두 주자격인 서구 29만여평의 가정 뉴타운 사업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시는 2013년까지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사업과 연계해 가정 오거리에 3만명을 수용하는 입체복합 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 곳 중심부에는 77층짜리 쌍둥이 빌딩이 지어지고, 국내외 금융기관을 유치, 국제금융타운이 조성될 계획이다.
사업비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이에 따라 금융기관과 공공기관, 건설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 달 말 대한주택공사와 공동시행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시는 특수목적회사 구성을 위해 상당수 금융기관과 건설사 등과 사전 접촉을 했으나 이들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함에 따라 사업비 조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 때문에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져 사업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내년부터 본격 공사에 들어갈 계획도 1년 이상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사업비 조달을 위한 SPC도 일종의 민간투자 사업의 일종인데 인천에 특별한 투자 메리트도 없고 장기불황이어서 쉽지 않을 것”이라며 “77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지어도 입주 업체를 어떻게 선정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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