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한 서예가가 길이 500m가 넘는 화선지에 붓글씨를 써 세계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다.
충북 영동에서 운학서도원을 운영하는 박경동(51)씨는 27일 오전 제 39회 난계국악축제가 열리고 있는 영동군민운동장에서 1시간 25분 동안 한시 787자를 붓글씨로 쓰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박씨는 이날 축제 기념 포도마라톤대회에 참가해 5㎞를 완주한 뒤 휴식없이 곧 바로 이 백의 장진주(將進酒), 굴원의 어부사(漁夫辭) 등 유명 한시를 행서와 초서로 썼다.
이날 그가 쓴 화선지 길이는 522.67m, 무게는 24.5㎏나 되며, 먹물 무게만 2㎏에 달한다. 그는 영동 특산물인 포도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서진(화선지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눌러두는 물건) 대신 포도 1,000송이를 이용했다.
박씨는 “밀폐된 공간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서예가 이제는 사회의 흐름에 맞춰 대중 앞에 쉽고 가볍게 다가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퍼포먼스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997년 대한민국 서예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그는 길거리나 버스, 열차 안에서 붓글씨 수련을 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서울 청계천 복원사업을 기념해 약 6개월 동안 청계천 옆 도로에 화선지를 깔고 한시를 써 화제를 모았다.
영동=한덕동dd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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