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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성 교수 "나를 둘러싼 모든 것 화폭에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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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성 교수 "나를 둘러싼 모든 것 화폭에 담았죠"

입력
2006.08.2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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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가는데 존재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가족 이야기'란 이름으로 담고 싶다." 오지호, 임직순을 잇는 '호남화단의 대부' 황영성(65ㆍ조선대 미대 명예교수)씨가 서울 갤러리 현대에서 23일부터 작품전을 열고 있다(9월10일까지).

4년 만의 이번 개인전에서 그는 '가족 이야기'를 주제로 한 신작 60여점을 선보인다. '가족 이야기'는 그가 1970년대 이후 계속해온 작업이다. 그가 화폭에 담고자 하는 가족 이야기는 끝이 없다.

이전 작품에서 많이 등장하던 초가와 전원 등 한국적 풍경은 물론 핸드폰 미사일도 나온다. 한국계 미식축구 영웅인 하인즈 워드의 배번까지 작품의 소재가 됐다.

황 교수는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가족"이라며 "매일 만나는 모든 대상들이 새롭게 다가서며 자신만의 의미를 들려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가족들을 각종 이미지로 형상화, 가로 세로 규격화된 작은그림 속에 넣어 수백개씩 빼곡히 캔버스에 담아올린다.

마치 숨은그림찾기처럼, 퍼즐처럼 보이는 작업은 우리 전통의 미의식과 서구 추상회화의 전통을 절묘하게 결합시킨다. 자세히 작은그림을 들여다보면 소, 원숭이, 양, 물고기, 새가 있고 울고 웃는 이웃의 얼굴이 있으며, 동요 '낮에 나온 반달'의 노랫말, 5ㆍ18과 8ㆍ15도 숫자로 숨어있다. 어느새 정년을 넘긴 작가의 역사적 체험이 녹아있다.

작가는 '가족 이야기'의 근원을 어릴 적 자주 찾았던 무등산 증심사에서 만난 500개 나한상이라고 알려준다. "탄생과 성장, 죽음의 과정은 다르지만 모두 득도해 같은 크기로 나란히 앉아있는 나한상처럼 천차만별의 사람들이 어우러진 세상살이를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야한 색이라고 해서 미술에서 잘 사용되지 않던 핑크색은 물론 골드색 등을 과감히 사용한 변화도 보인다. 스테인레스볼이나 채색 실리콘을 이용한 입체적 작업도 새롭다. 가르치는 일을 접고 이제 작업에만 몰두하는 그는 해외에서도 더 바빠졌다.

5월 이탈리아 나폴리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10월에는 독일 드레스덴 미술관, 이탈리아 피렌체와 토리노에서 초대전이 예정돼 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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