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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수근 달리고 신명철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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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정수근 달리고 신명철 끝냈다

입력
2006.08.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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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외야수 정수근(29)은 지난 달 6일 태업성 플레이에 대한 문책으로 강병철 감독으로부터 2군행을 지시 받았다. 전날 수원 현대전에서 4-1로 앞서던 6회 무사 1, 2루에서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를 놓쳐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한 데 대한 문책이었다.

2군에서 연봉을 깎여가며 절치부심한 정수근은 7월30일 1군 호출을 받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당시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난 정수근은 팀이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상황에서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1군 복귀 후 한동안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며 특유의 활기찬 플레이를 선보였지만 벤치의 신뢰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정수근이 2군에 내려가 있는 동안 주전을 꿰찬 대졸 신인 황성용에게 밀려 중견수 자리를 내주고 좌익수로 밀려났다.

오랜만에 서보는 수비 위치는 낯설기만 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많았다. 정수근은 25일 부산 SK전에서도 1-0으로 앞서던 4회 1사 1, 2루에서 김재현이 날린 2루타를 간발의 차로 놓치며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정수근은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1-1로 팽팽히 맞선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3루 강습 안타를 날린 후 상대 수비진의 허를 틈타 2루까지 잽싸게 내달리며 발로 2루타를 만들어냈다.

정수근은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신명철의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을 올렸다. SK는 이날 패배로 두산에 반게임차 뒤진 6위로 내려 앉았다. 롯데 선발 손민한과 SK 선발 김원형은 각각 8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롯데 5번째 투수 박지철은 아웃 카운트 한 개만 잡고 2005년 5월7일 이후 476일만에 행운의 승리를 거뒀다. 동갑인 아내 이현지씨의 28번째 생일에 끝내기 안타를 쳐낸 신명철은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후 팬들 앞에서 굵은 눈물을 흘렸다.

잠실에선 두산이 선발 다니엘 리오스의 8이닝 2실점 호투를 앞세워 ‘서울 라이벌’ LG에 8-4로 승리했다. 중심 타선에선 3번 안경현과 6번 홍성흔이 각각 3타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한편 이날 대구 삼성-한화전과 광주 KIA-현대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부산=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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