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1990년대 초반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가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전화통화 녹음 내용을 당시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들려줬다고 25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외교부 결산심의에서 안보상황 변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13대 국회의원 시절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는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고 동구권이 몰락할 때 국회 국방위원회에 있었는데, 당시 안기부에서 김일성 북한 주석이 헝가리에 있는 딸과 국제전화 통화하는 것을 녹음해서 우리에게 들려줬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그때 김 주석은 딸에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나중에 김 주석이 일본 마이니치 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같은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정 의원은 “당시 동유럽의 변화가 상징적인 것이었는데 요즘 보면 상황이 정반대”라면서 “지난 8ㆍ15 때 러시아의 책임자와 북한이 축하메시지를 교환했지만 우리는 동맹국이라는 미국과 여러 가지로 불편해서인지 축전을 교환했다는 얘기를 못 들었다. 새로운 변화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교력이 결국 전투력이라고 이해하는데 만약 외교부 간부께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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