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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북쪽 끝 산악지역, 빈 라덴 은신처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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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북쪽 끝 산악지역, 빈 라덴 은신처로 주목

입력
2006.08.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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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ㆍ11 테러 발생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잡히지 않고 있는 알 카에다 두목 오사마 빈 라덴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미 정보당국은 그가 파키스탄 북쪽 끝의 산악지역에까지 흘러 들어 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CNN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치트랄’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서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과, 북쪽으로는 중국과 접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이다.

미 정보당국이 이 지역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우선은 나무 때문이다. 2003년 공개된 비디오 테이프에서 빈 라덴은 산악지역을 걷고 있는데, 그 배경에 찍힌 나무가 바로 치트랄 지역에 고유한 수종이라는 것이다.

빈 라덴의 비디오ㆍ오디오 테이프가 알 자지라 방송 등에 전달돼 공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빈 라덴의 위치를 포착하는데 기여했다. 이라크내 알 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사망했을 때 이와 관련된 빈 라덴의 반응이 TV에 공개되기까지 3주일이 걸렸는데 그 시간을 역으로 계산해 보면 빈 라덴의 은신처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빈 라덴이 1980년대 초부터 파키스탄을 방문하기 시작해 파키스탄을 ‘제집’처럼 여기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아프간에는 2만명의 미군과 1만5,000명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이 주둔하고 있지만 파키스탄 정부가 이들의 월경을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파키스탄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 당국은 빈 라덴이 여전히 아프간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빈 라덴이 자국 영토내에 있음을 인정할 경우 빈 라덴을 체포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빈 라덴이 치트랄 산악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해서 그의 체포가 임박한 것은 아니다. 1996~1999년 중앙정보국(CIA)의 빈 라덴 팀을 이끌었던 마이클 슈어는 “빈 라덴을 찾는 것이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에릭 루돌프(미국 연쇄폭탄 테러범)를 찾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그를 체포하려면 아주 지극히 운이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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