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차세대 수익원(캐시카우)으로 프린터 사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전세계 프린터 시장이 휴대폰보다도 큰 규모로 성장, 놓칠 수 없는 먹거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신화, 휴대폰신화에 이어 신화창조도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24일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컬러 레이저 프린터인 'CLP-300'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크기가 경쟁제품의 절반 정도(가로 39㎝, 세로 34.4㎝, 높이 26.5㎝)에 불과하고 무게(13.6㎏)도 가벼운데다 소음까지 적어 집 안에서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도 유럽 최고 권위의 디자인상(2006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았을 정도로 미려하다.
특히 새로운 병 타입의 토너를 채택, 편리성과 경제성이 뛰어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토너를 한번 교체하면 흑백 2,000장, 컬러 1,000장을 출력할 수 있고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손쉽게 토너를 교체할 수 있다"며 "매일 10장씩 3년간 컬러출력을 할 경우 잉크젯 프린터는 347만원이 들지만 CLP-300 프린터는 186만원 밖에 안 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3월 세계 최소 레이저복합기인 'SCX-4200'를 출시했고, 6월엔 무게가 5.6㎏에 불과한 동급 최소형의 흑백 레이저프린터 'ML-2510' 시리즈도 내놓았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프린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그 어마어마한 시장규모 때문. 믿기 힘든 사실이지만, 세계 프린터 시장이 1,300억달러(지난해말 기준)에 달해 디지털 카메라(330억달러)나 메모리 반도체(500억달러)는 물론 휴대폰(1,100억달러)보다도 크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프린터를 고용량 메모리와 디지털TV 등과 함께 '8대 성장엔진'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흑백 레이저 프린터 부문에서 11.12%의 시장점유율로 HP(40.69%)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2000년 1.85%에 불과했던 시장 점유율과 비교하면 5년 동안 연평균 43%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또 상대적으로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컬러 레이저 프린터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하다. 국내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은 2003년 1만7,000대에서 매년 60%씩 성장,올해엔 6만9,000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엔 가정에서도 리포트, 자녀 교육용 자료, 생활정보, 각종 인터넷 출력물 등 컬러 출력물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 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는 개인용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목표는 프린터 단품 생산에 그치지 않고 프린팅 관련 통합 솔루션 서비스업체로 성장한다는 것. IBM이 하드웨어 회사에서 솔루션 회사로 발전한 것과 같은 경로를 밟겠다는 얘기다.
박우종 삼성전자 프린터사업부 사장도 "글로벌 프린터 업체들이 솔루션 강화에 나섬에 따라 다각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제품의 우수성은 이제 기본이 된 만큼 솔루션 마케팅을 위한 조직 강화와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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