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 파견할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이 일찌감치 발을 뺀 데 이어 레바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끌어 낸 프랑스마저도 파병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은 지난 12일 미국과 프랑스 주도하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휴전결의를 통과시키고, 레바논 남부지역에 1만5,000명 규모의 유엔평화유지군을 파병하기로 했다.
하지만 평화유지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수행할 임무가 명확하지 않아 각국이 파병을 꺼리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3일 “권한이 분명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는 벵상 브리세 프랑스 육군대장을 인용, 프랑스가 파병을 주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군은 1,700명을 분쟁지역에 파병했고, 작전권은 독자적으로 행사해왔다.
하지만 이번 경우엔 작전권을 누가 행사할지 불분명한데다 파병 임무도 이스라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 아니면 헤즈볼라를 무장해제시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프랑스로서는 섣불리 파병했다가 사태해결은 고사하고 자칫 인명 피해만 볼 수 있다고 판단, 머뭇거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도 유엔결의에 따르면 평화유지군 역할은 레바논군을 보조하는데 그치고 적극적인 자위권 발동이 어려워 파병을 꺼리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평화유지군 구성을 위해 22일 긴급 소집된 유럽연합(EU) 외무장관회의에서도 평화유지군 구성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EU는 8,000여명의 평화유지군을 구성해 파병한다는 원칙만 제시했을 뿐 최대 3,000여명을 파견키로 한 이탈리아외에 파병규모를 결정한 나라는 아직 없다. 프랑스는 200여명 정도만 제시한 상태고, 핀란드는 자국군 200명을 포함해 노르딕 3국이 최대 800명을 파병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외에 독일과 스페인, 벨기에는 파병 의지만 확인했을 뿐이다.
한편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평화유지군 파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부서가 파병을 위한 작업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파병 여부와 규모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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