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 머물고 있던 약 200명의 대규모 탈북자들이 22일 현지 이민경찰에 붙잡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태국 경찰이 방콕 교외의 한 주택을 급습, 어린이 12명과 여성 128명이 포함된 탈북자 185명 중 169명을 체포,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태국 경찰은 불법입국 혐의로 체포된 탈북자 169명 외에 또 다른 탈북자 16명은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에서 발급한 난민 여행증명서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16명이 어떻게 난민지위를 인정 받았는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날 밤 비행기를 통해 한국으로 올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난민지위가 인정된 사람들에 대해 국가기관이 외국인에게 발부하는 것과 같은 여행증명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태국 경찰은 탈북자들을 상대로 입국시기와 입국 경로를 조사 중이며 16명이 소지하고 있던 유엔 여행증명서의 진위 여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경찰은 이들을 수상하게 여긴 이웃 주민의 신고로 적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대규모 탈북자가 태국 당국에 구금됐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현지 대사관을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6월에도 태국 입국을 시도하던 탈북자 12명이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등 탈북자들의 태국 러시에 당국의 불법 입국 방지조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빚어진 것이다.
2004년 말 베트남에서 400여명 탈북자들이 한꺼번에 한국으로 온 뒤 베트남 루트를 통한 한국 입국이 어려워지자, 탈북자들이 태국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경찰은 “태국에서 체포된 탈북자로는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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