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 'S.N.A' '빅뱅' '박정은'.
네티즌들 사이에선 서태지, 마이클 잭슨 못지 않은 이름들이다. 바로 네티즌이 만든 인터넷 스타들이다.
기존에는 스타가 되려면 연예기획사를 통하거나 방송 프로그램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실생활의 중요 영역으로 자리잡으면서, 포털 사이트 등에는 네티즌이 선발하는 스타 프로그램들이 속속 등장해 네티즌 스타들을 양성하고 있다. 네티즌이 뽑는 스타 프로그램의 경우 무엇보다 네티즌의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실패의 위험부담이 적고 사이버 공간에서 쌓아올린 사전 인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야후코리아 '스타 프로젝트'=야후코리아(www.yahoo.co.kr)는 포털 가운데 가장 먼저 스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연예인 지망생이 만든 동영상을 인터넷에 띄우고, 스타가 될 만한 재원을 네티즌 투표로 선발하는 절차를 거쳤다.
3,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첫 번째 스타는 가수를 꿈꾸는 박정은 씨. 박 씨의 경우 가장 잘 어울리는 창법까지도 네티즌 투표로 결정해, 록발라드 테마의 음반을 지난달 발매했다. 네티즌의 검증을 거친 박 씨는 이후 조재현이 주연한 영화 '로망스'의 주제가를 불러 벅스, 멜론 등 온라인 음악사이트에서 10위까지 오르는 인기를 끌었다.
야후코리아는 박 씨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5월에는 2번째 프로젝트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해 춤꾼 정현민 씨를 선발했다. 가수 이효리의 춤을 똑같이 본 딴 동영상으로 네티즌들에게 인기를 끈 정 씨는 각종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스타가 됐다.
현재는 다음달 데뷔하는 팝핀 현준이라는 신인 가수의 백댄서 선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25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동영상 오디션에도 수십 명의 지원자가 지원했다.
▦벅스 '스타덤'=음악포털인 벅스(www.bugs.co.kr)도 지난 4월 온라인 스타 육성 프로그램인 '스타덤'을 마련했다. 스타덤은 벅스가 역량있는 신인을 발굴해 인터넷에 소개하면 네티즌들이 점수를 부여해 육성하는 방식이다. 현재 '수호' 'S.N.A' 등의 신인 가수들이 스타덤을 통해 데뷔했다.
6,000명 이상의 네티즌이 스타성을 점친 수호는 인터넷으로 공개한 노래 '봄 여름 가을 겨울'이 1만회 이상의 실시간 바로듣기를 기록했다. 덕분에 음악 방송 사이트 등에는 그의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소개해 달라는 신청이 빗발쳤다.
수호에 뒤를 이은 벅스 스타덤의 2호 스타는 5월에 선발된 5인조 남성그룹 'S.N.A'다. 초신성(Super Nova)의 약자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을 뜻하는 팀이름도 네티즌들이 투표로 지은 것. 이들은 힘있는 댄스곡인 'Mr. S.N.A'를 앞세워 인터넷에서 얻은 인기를 오프라인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곰TV '빅뱅'=이처럼 네티즌 스타들이 높은 인기를 끌자 최근에는 아예 연예기획사가 네티즌 스타 육성 프로그램에 뛰어들었다. 가수 세븐, 지누션을 발굴한 YG엔터테인먼트는 곰TV 개발업체인 그래텍과 손잡고,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인 곰TV(www.gomtv.com)를 통해 신인그룹 '빅뱅'의 연습 및 선발과정 등을 담은 동영상을 지난달부터 공개했다.
해당 동영상들은 2주만에 시청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높은 인기를 끌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여러 지원자 가운데 5명의 최종 멤버를 이 달 중순 선발했다. 인터넷을 통해 정예 멤버를 꾸린 빅뱅은 다음달에 데뷔할 예정이다.
YG엔테터인먼트의 양현석 이사는 "몇 년씩 공들여 신인을 발굴해도 지상파 TV의 경우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소개되고 평가 받는다"며 "반면 인터넷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출할 수 있어 신인들의 능력을 최대한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텍의 배인식 사장도 "인터넷의 영향으로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방식도 계속 변화할 것"이라며 "당연히 스타발굴 시스템도 새로운 흐름에 맞춰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인터넷TV,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뉴미디어 등장에 따라 더욱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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