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직후 출시된 자동차는 사지 마라’, ‘신모델은 최초 차량이 출시된 뒤 3개월 이후에나 구입하라.’
파업으로 장기간 생산라인이 멈춘 뒤 만들어진 자동차는 불량률이 높고, 신모델 차량도 출시 일정에 맞추기 위해 급조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경험칙’으로 굳어진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완성차 업계도 이 같은 사실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21일 현대ㆍ기아자동차의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파업 전후나 신모델 초기 차량과 이후 차량간에 품질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경험칙이 맞는 경우도 있었지만, 품질관리의 수준과 폭이 높아지면서 파업과 신모델 변수가 불량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싼타페의 경우 지난해 11월 최초 출시 이후 올해 7월까지의 품질 수준이 월별 편차 없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 내부 품질평가단의 점검 결과, 신모델이 출시된 지난해 11월 품질 수준은 출시 3개월 뒤 수준보다 좋았다. 또 파업 기간(7월) 생산된 차량의 품질도 오히려 전체 평균보다 낮은 모습을 보이는 등 과거 ‘경험칙’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신모델에 대한 연도별 평가에서도 유사한 추이가 나타났다. 현대ㆍ기아차가 1998년 이후 2005년까지 매년 그 해의 신모델 품질을 미국의 전문평가 업체인 J.D.파워 방식을 원용해 평가한 결과, 98년과 99년에는 신모델의 초기 불량 점수가 200점을 넘었다. 그러나 클릭이 개발된 2002년 불량 점수가 10점대로 떨어진데 이어 투싼과 로체가 신모델로 출시된 2004년과 2005년에는 10점 미만으로 내려왔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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