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쌓아두는 경향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 제조업체 중 관리종목이나 전년과 실적 비교가 불가능한 곳을 제외한 539개사의 6월 말 현재 유보율은 평균 597.61%로 지난해 12월 말 574.36%에 비해 23.25%포인트 높아졌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인 유보율은 영업활동을 하거나 자본 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 가운데 얼마 만큼을 사내에 쌓아두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유보율이 높으면 통상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무상증자,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을 위한 자금 여력이 크다는 의미를 갖지만 너무 높을 경우 투자 등 생산적 부문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부정적 측면도 지닌다.
10대 그룹의 경우 자본금 20조5,276억원에 잉여금 144조9,651억원으로 유보율이 작년 말보다 40.8%포인트 높아진 706.2%를 기록했다.
삼성그룹이 61.9%포인트 늘어난 1,225.3%로 가장 높았고 SK그룹이 41.6%포인트 높아진 1,157.2%로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상장으로 대규모 주식발행 초과금이 유입된 영향으로 유보율이 1,008.1%로 349.4%포인트 급등했다.
이어 ▦현대중공업 840.6% ▦한진 769.7% ▦현대자동차 523.2% ▦GS 421.2% ▦LG 358.2% ▦한화 190.2% ▦두산 166.7%의 순서였다. LG그룹의 경우 잉여금이 감소하면서 유일하게 유보율이 8.2%포인트 낮아졌다.
개별 기업별로는 태광산업이 2만5,712%로 유보율이 가장 높았고 ▦SK텔레콤 2만3,198% ▦롯데제과 1만7,546% ▦롯데칠성음료 1만4,143% ▦남양유업 1만2,428% 등의 순서였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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