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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 "내가 미워서 정책 반대… 요즘 지지율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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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언론사 간부들과 오찬/ "내가 미워서 정책 반대… 요즘 지지율 고민"

입력
2006.08.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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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13일 한국일보를 비롯해 경향ㆍ서울신문ㆍ한겨레의 외교안보 담당 논설위원 및 간부를 청와대 관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했다. 2시간30여분 동안 진행된 오찬에서 노 대통령은 각종 현안과 정국 상황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참석자들은 현장에서 청와대의 보도 자제 요청을 받아들여 대화 내용을 보도하지 않기로 했으나, 18일 일부 언론에 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본보는 노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보도하기로 했다.

◆ 남은 임기의 국정운영 방향

남은 임기동안 개혁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기존 정책들을 관리만 할 생각이다. 이런 생각을 국민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로 발표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

지지율 고민을 거의 안 했는데 최근에는 일부 한다.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같은 경우도 너무 당연한 것인데 내 지지율이 낮다 보니까 훼손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내 지지율이 낮으니 옳은 정책도 훼손되는 것 아닌가. 내 지지율이 낮아서, 내가 미워서 정책을 반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지지율 고민을 한다.

임기가 이제 거의 끝나 간다. 내가 할 일이 없다. 국회가 8개월 동안 안 열리고 있는데 국회를 열라고 하는 여론의 압력도 전혀 없다. 그런 것으로 봐서 뭔 일을 하려고 해봐야 잘 안 된다.

정부 산하 기관장들이 다 자기 논리를 내세워서 자기네 주관대로 한다. 과거에 임명돼서 내려온 사람들이어서 나가라고 할 수도 없다. 우리가 외부 감사를 많이 임명하는 것도 그런 견제의 의미가 있다.

참여정부는 국정과제를 뽑아서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왔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한번 꼽아봐라. 내 집권기에 발생한 사안 중 문제는 성인오락실 상품권 문제뿐인데, 그건 성격이 청와대가 직접 다룰 것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지지가 없고 그렇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힘이 빠질 이유는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식들 문제로 임기 말에 힘이 빠졌는데 나는 그럴 일이 없다. 내가 권력기관을 갖고 휘두른 것도 아니고, 나는 특별히 힘이 빠질 이유도 없고, 끝까지 국정 장악력을 갖고 간다. 전 대통령들에 비하면 내가 더 나은 것 아닌가. 권력형 비리 같은 것은 있을 수도 없고 떳떳하며, 그런 것으로 발목 잡히지는 않을 것이다.

양극화나 비정규직, 소득재분배 문제 등은 진전을 보고 있지만 해결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누가 해도 마찬가지다. 다음 정권도 마찬가지다. 참여정부는 행정개혁을 많이 했다. 또 청와대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후임자에게 물려 주겠다. 대(對) 언론관계 등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물려줘야지 하는 마음도 있고 그것을 만들고 있다.

다음에 누가 오든 한번 잘해봐라는 식의 꼬부라진 마음도 있고, 잘해서 물려줘야지 하는 펴진 마음도 있다. 저렇게 막 괴롭히고 그럴 때는 한번 혼나봐라는 심정으로 경험을 안 물려주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지금은 잘 물려줘야 겠다는 생각이 더 많다.

◆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문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는 미국과 다 이야기가 돼서 하는 건데 일부 보수 언론이 10년 전과는 다른 논리를 바탕으로 공세를 취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대북 억지력 얘기는 빗나간 것이다. 작전권을 넘겨받더라도 문제는 없다. 작전권 환수는 비상조치를 원상대로 회복하는 것이다. 찾아오는 게 당연하다. 작전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헌법을 위배한 것이다.

작전권은 필요하다. 동북아 상황에서 주변 국가들이 패권 경쟁을 하는데, 구한말에 힘이 없어서 당했던 것처럼 그런 것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힘을 갖는다는 차원에서도 작전권이 필요하다.

◆ 남북 및 대미 관계

북한 문제를 놓고 미국에 대해서는 설득하기가 힘들다. 9월 정상회담에서도 설득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나를 좋아한다. 그런 얘기를 간접적으로 많이 전해 들었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빗나갈 때가 많다. 북한과의 비공식 채널이 없다고들 하는데 그런 것은 실제 없다. 만들려고 하다 보면 북한과 공식적인 관계 맺고 있는 기관들이 불평을 한다. 또 통하지도 않더라. 공식적인 통로가 가장 정확하다. 내가 이종석 통일부 장관을 신임을 하면 북한이 이종석 장관을 믿고 뭔가 얘기를 할 것이다. 이 장관은 북한과 접촉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통로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선택이다. 결코 한국이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다. 북한 핵무기 보유에 대해 중국은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핵무기 기술도 높게 보지 않는 것 같다.

◆ 유진룡 차관 경질 논란

아리랑 TV가 적자가 많다. 그것을 우리쪽 생각은 사업이나 기능을 늘려서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자고 했는데 저쪽에서는 기구를 줄여서, 부사장 자리 같은 것을 없애서 풀려고 한 게 차이였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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