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이 특정언론에 신문법 내용을 사전 유출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청와대측이 유 전 차관의 전화통화 기록을 불법 조회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유 전 차관과 부인 현모(50)씨는 18일 본보와 각각 가진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차관은 “최근 한겨레신문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 차관이 조선,중앙,동아일보에 정기적으로 정보를 흘리고 있어 통화기록을 조회해 봤다는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의 말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기자로부터 들었다”며 “언론에 정보를 흘린 적이 없으며, 통화기록 조회는 불법 아니냐”고 말했다.
통화기록 조회는 법원 영장이 있어야 하며 그외 제3자의 조회는 불법이다. 이와 관련, 지난 12일 한겨레신문은 “정부가 추진하는 신문법 조항에 대해 조중동이 계속 문제를 제기해 정부 내에 정보 제공자가 있다고 판단, 내부조사를 한 결과 유 전 차관이 2개 보수 언론에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청와대 핵심 인사의 발언을 보도했다.
유 전 차관은 양 비서관의 ‘배 째 드리죠’발언 논란에 대해 “양 비서관의 부하 직원이 ‘차관에게 양 비서관 말을 전하라’며 문화부 직원에게 알려온 내용을 보고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양 비서관은 전날 ‘배째 발언’논란을 “정치적 의도가 깔린 헛소문”“최악의 악성 유언비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차관은 “청와대는 내가 경질에 반발해 언론에 폭로했다고 보는 것 같은데, 나는 결코 언론에 먼저 말한 적이 없다”며 “(‘배째’기사를 포함,) 나에 대한 첫 기사도 기자가 문화부 직원들 말을 듣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현씨도 “남편은 (경질을) 인사권자의 결정으로 받아들였고,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며 “언론이 인사청탁 여부 등 개별적으로 확인을 요청한 사안에 사실관계를 말해줬을 뿐인데 마치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차관은 “청문회든 국정조사든 국회의 출석 요구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석되거나 오해를 받기 싫다”고 말했다. 그는 사행성 성인게임인 ‘바다이야기’허가에 반대한데 대해 “바다이야기가 정치적으로 어떤 관련이 있는지 전혀 모르며, 사행성이 강한 도박이어서 소신에 따라 반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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