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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건설노조 파업 50일째/ 성난 포항 시민들 "파업 중단"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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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건설노조 파업 50일째/ 성난 포항 시민들 "파업 중단" 거리로 나섰다

입력
2006.08.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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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 무슨 시위의 메카도 아니고…, 해도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포항 시민들이 화났다. 전문건설노조 파업 50일째인 18일 포항 시민들이 한 달간의 침묵을 깨고 또 다시 거리로 나섰다.

태풍 ‘우쿵’으로 굵은 빗줄기가 뿌리던 이날 오후4시 경북 포항시 상대동 포항종합경기장 광장. 포항상공회의소와 포항지역발전협회의회가 주최한 ‘불법 폭력시위규탄 및 포항경제살리기 범시민궐기대회’에는 2만5,000여명의 시민들과 128개 시민ㆍ사회단체 회원들이 손에 태극기를 들고 모였다.

이곳에서 만난 죽도시장 상인 김모(54ㆍ여)씨는 “체감경기가 IMF 외환위기때 보다 나쁘다. 포항은 두쪽으로 동강나 죽은도시가 된 느낌”이라며 “민주노총 각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기사 김상현(44)씨는 “하루에 단돈 몇 만원도 못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민들은 파업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후 형산로터리까지 3㎞를 돌아오는 거리행진을 했다.

2시간 앞선 오후2시께 포항상의 회원 등 80여명은 포항근로자복지회관에 있는 민노총 포항협의회를 항의방문 했다.

45세 이상 토박이 모임인 포항뿌리회 이성환(66) 회장은 “포항사람은 누구 할 것 없이 장기파업으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다”며 “이러다가 포항이 노동시위의 본고장으로 얼룩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항은 이미 곳곳에서 도시의 활력을 찾아 보기 어려웠다. 시민들은 이날 “올 여름 포항 해수욕장은 텅 비었고, 발길이 끊긴 식당과 시장, 빈 택시로 황량하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포스코는 1조3,000억원을 들인 파이넥스(Finex) 설비공사가 연말 완공을 앞두고 공정 80% 상태에서 중단되는 등 24개 현장공사가 두 달 가까이 멈춰 있었다. 포스코건설 산하 80여개 지역 전문건설업체들도 심한 자금압박을 겪으면서 폐업의 위기에 내몰렸고 일용직인 3,000여명의 건설노조원들도 생계를 위협 받고 있다. 파이넥스 기계설비공인 노조원 이모(48)씨는 “수입원이 끊겨 식구 다섯명이 카드대출과 빌린 돈으로 연명하고 있다”고 “우리도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 최대 재래시장인 죽도시장과 북부해수욕장 상인들은 물론 구룡포와 해맞이공원이 있는 대보면 횟집 주인들은 손님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돼 울상이다. 포항 이마트는 시위가 있던 지난 9일 하루에만 매출이 1억원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등 노동자 1,000여명은 이날 포항시청 앞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의 집회에 대응해 결의대회를 열고 이번 파업사태에 대한포항시의 적극적인 중재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9일과 27일 포항과 부산에서 하중근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포스코 손해배상청구소송방침철회 등을 요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예정하고 있어 포항은 다시 긴장하고 있다.

포항=이정훈기자 jhlee01@hk.co.kr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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