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올해 초 고용한 저명한 흑인 민권운동가가 한국인 등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망언을 했다가 비난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망언의 주인공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수석보좌관이었고 애틀랜타시장과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한 앤드루 영(74).
영은 17일자 흑인계 주간신문 로스앤젤레스 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영세상점을 운영하는 유대인과 아랍인, 한국인은 신선하지 않은 빵과 나쁜 고기, 시든 야채를 우리에게 판매하면서 바가지를 씌워왔다”고 말했다. 그는 “월마트가 이런 영세 가게를 대체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그들은 지역사회에 물건을 다 팔아먹고 플로리다주로 가버린다. 처음엔 유대인이었고 다음은 한국인, 지금은 아랍인”이라고 비난했다.
이 발언이 보도되자 관련 단체들이 들고 일어섰다. 친유대 단체인 반인종주의연맹(ADL) 에이브러햄 폭스먼 국장은“차별과 편견으로 고통받는 유색인종과 소수민족조차 이런 인종주의적 발언을 한다는 것이 슬프다”고 개탄했다. 아시안법률교육재단(AALDEF)의 마거릿 펑 국장은 “영은 흑인사회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국인에 대한 경멸적 편견에 호소하기보다는 이들을 더 잘 이해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영은 사과하고 발언을 취소했지만 사태는 돌이킬 수 없게 됐고 결국 ‘월마트 워킹 패밀리스’회장직을 내놨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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