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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유력주자들 활동 패턴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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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유력주자들 활동 패턴이 바뀐다

입력
2006.08.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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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31 지방선거 이후 사실상 차기 대권레이스가 시작됐다지만,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 정가엔 그런 조짐이 없다. 대선 주자들이 당 소속 의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은밀히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은 더 이상 찾기 어렵다. 자연 의원들 사이의 편 가르기도 흐릿해졌다. 관련기사 5면

지금 대선 주자들은 여의도에 없다. 대신 지방에서, 온 라인에서 대중을 직접 만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의원들의 지지, 곧 당심(黨心)은 완연히 뒷전이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7월1일 임기가 끝나자마자 지방 행 보따리를 쌌다. 호남을 시작으로 한 100일 전국 민심 대장정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정책탐사 명목으로 이 달부터 부지런히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중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칩거 중에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네티즌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고건 전 총리가 조만간 발족할 ‘희망연대’는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먼 대중 조직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과거 정치 지도자들이 했던 의례적 현장 탐방 같은 것과 달리 필사적이다.

여기엔 우선, 대중 지지도가 낮은 사람은 당선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당 대의원들에 의해 외면 당할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승패가 엇갈려 극단적으로 양분된 각 당 지지자들이 싫어하는 상대 당의 후보를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지지율 높은 후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민 기획 대표는 17일“다음 대선후보 경선에선 이길 수 있는 후보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여든 야든 극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 대중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것이다.

크게 보면 “정치의 주도권이 공급자인 당과 정치인에서 소비자인 유권자로 넘어갔기 때문”이라고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분석했다. 과거 대중은 당 총재이자 지역 맹주들이 선택한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밀기도 했지만, 이젠 아니라는 것이다.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당 경선을 거쳐 후보로 나서봐야 본선에서 안 통한다는 얘기다.

만약 경선의 국민선거인단 참여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넘어 여당이 검토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가 도입된다면 대선 주자들의 대중 파고들기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중 누가 후보가 되느냐를 묻는 사람이 많은데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후보 경선 무렵, 여론조사 상 10% 포인트 이상을 앞서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대중의 지지 앞에선 의원이나 대의원들의 생각은 변수가 못 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대중의 호오(好惡)가 의원들의 선택까지 규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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