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의 원로인 여해(如海) 강원용(姜元龍) 목사가 17일 낮 12시5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강 목사는 무더위에 기력이 떨어져 10일 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다음날 갑자기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은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함경남도 이원군에서 출생한 고인은 개신교 내 진보적 교단인 기독교장로회 출신으로 1931년 기독교에 입교한 뒤 평생을 한국교회 발전과 사회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1945년 서울 중구 장충동에 경동교회를 창립, 1949년 목사 안수를 받은 뒤 40년 동안 이 교회를 이끌며 오늘의 경동교회를 만들었다.
1963년 크리스챤아카데미를 설립, 종교간 대화와 인간화ㆍ생명운동을 펼치는 한편 민주화운동에도 앞장섰다. 교회 지도자로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회장을 역임하고 세계교회협의회(WCC) 중앙위원, 세계종교인평화회의(WCRP) 의장으로 활동하며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의 교류를 이끌었다.
2000년에는 평화포럼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 운동에 이바지하는 것을 생의 마지막 소명으로 여기며 헌신했다.
유족은 기독교장로회 여신도회 회장인 부인 김명주(88)씨, 딸 혜자(64ㆍ주부) 혜원(62ㆍ미국 거주)씨와 아들 대인(59ㆍ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씨 등 1남2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영안실이며 장례는 경동교회장으로 치른다. 영결예배는 21일 오전 10시 경동교회에서 열리며 장지는 경기 여주군 가남면 금곡리 남한강 공원묘지. (02)2072-2091~2
한편 정부는 고인이 평생 한국 교회 발전과 사회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업적을 기려 국민훈장 가운데 최고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키로 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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