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8ㆍ15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와 관련, 일본 정부가 교묘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7일 일본 정부가 참배 전 한국과 중국 정부에 외교 루트를 통해 “종전기념일 참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요미우리(讀賣)신문도 15일 석간에서“일본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가 15일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사전에 전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사전 통보설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사전 통보도 없었을 뿐더러, 설사 있었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참배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참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교도(共同)통신이 지난 13일 한국측의 사전 항의에도 불구하고 보도를 강행한 야스쿠니 문제와 관련한 ‘한중일 거래설’도 눈길을 끄는 기사였다. 관계 소식통을 인용한 이 기사는 한국과 중국 정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이 총리가 될 경우 야스쿠니 참배를 되풀이하지 않는 조건으로 한차례의 참배는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본측에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일본 정부가 이 같은 정보를 흘리고 있는 것은 8ㆍ15 야스쿠니 참배 강행에 대한 국내의 비판을 약화시키고 자신들이 참배 전부터 할만큼 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언론플레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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