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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우파 시민단체 "한나라당 오만病 또 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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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우파 시민단체 "한나라당 오만病 또 도졌다"

입력
2006.08.1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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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선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중도우파 성향의 시민사회단체 대표 연석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제1 야당 한나라당 이대로 좋은가’라는 회의 주제에서 보듯, 강재섭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를 앉혀 놓고 당의 정책과 집권 전략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시민단체 대표 10여 명은 “한나라당이 최선이어서가 아니라, 좌파 정권 연장을 막을 수 있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충고한다”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근거도 없이 집권을 자신해 오만 병에 빠졌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이석연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당내에 ‘제 2의 이회창 병’이라 할 만한 자만과 독선이 횡행한다”고 지적했다. 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5ㆍ31 지방선거에서 당이 공천장사를 해도 민심이 표를 몰아준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데 오히려 독점 속에 안주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려 한다”며 “대권 주자들도 뒤에 숨어서 열매만 따 먹으려는 얄팍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ㆍ여당을 따라 가기에 급급한 수동적 정책 노선도 뭇매를 맞았다. 박효종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는 “선진화 등 듣기 좋은 얘기는 다 하지만 설득력 있는 비전을 내놓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이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고, 김광동 나라정책원 원장은 “도대체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가치가 뭔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유석춘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는 “당이 지향하는 가치 선택에 있어 인기영합 식으로 해선 안 된다”며 “이회창 전 후보가 진 것도 촛불시위에 휩쓸려 들어 가는 등 자신의 가치에 대해 오락가락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도 도마에 올랐다. 유석춘 공동대표는 “한 배에 탄 사람은 끝까지 동지로 생각해야지, 과거 전력을 들춰내 색깔론이나 제기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제성호 친북반국가행위 진상규명위 위원장은 “요즘 대선 후보 진영 간 인신 공격이 난무해 국민에게 권력만 추구하는 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편 가르기, 줄 서기 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토론자들은 집권 전략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내놓았다. 나성린 안민정책포럼 회장은 “대선 6개월 전에 대선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은 구태의연하니, 경선 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제안했고, 제성호 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주도권을 갖고 해당행위를 하는 사람은 내보내고 민주, 국민중심당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정계개편을 해서 새로운 우파 신당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한편 최광 자유지식인 공동대표는 안이한 한나라당을 ‘몸 파는 여자’에 비유, 빈축을 샀다. 그는 “두 번의 대선에서 패한 한나라당은 망한 부잣집”이라며 “그러면 시어머니, 맏며느리가 날품을 팔든지 고생을 해서 집안을 일으켜야 하는데, 한나라당은 몸 파는 여자처럼 특정 지역과 북한에 기웃대면서 쉽게 꾸려가려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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