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야스쿠니' 공은 일본쪽으로…차기 총리 발길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야스쿠니' 공은 일본쪽으로…차기 총리 발길은?

입력
2006.08.17 00:00
0 0

임기 만료를 앞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8ㆍ15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강행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느 때보다도 강하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포스트 고이즈미’를 염두에 둔 관계개선 의지도 함께 피력함으로써 공을 일본쪽으로 넘겼다고 볼 수 있다.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충격 이후 일본 정계에서도 후임 총리는 심각하게 악화한 아시아외교를 복원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또한 후임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9월 자민당 총재선거의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일본 정부도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후임 총리 취임 후 연내 정상회담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당장의 상호 방문 회담은 어렵다고 보고 11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12월 아세안(ASEAN)+한중일 정상회의 등에서 회담을 실현시킨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역시 고이즈미의 후임 총리이다. 현 시점에서 한국ㆍ중국과의 관계개선 제1조건은 야스쿠니 참배 중지이기 때문에 후임 총리가 다시 참배를 강행한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훨씬 악화할 것이 분명하다.

포스트 고이즈미 후보 중 한 명인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재무성 장관은 “한국,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총리가 된다면 참배를 하지 않겠다”고 명언하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무성 장관도 “신념과 국익이 부딪히면 국익이 먼저”라는 말로 참배 자제를 시사한 상황이다. 아소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가 임의 해산한 후 비종교국립추도시설로 바꾸자는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은 ‘시인도 부인도 않는다’는 NCND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를 적극 지지해 왔고 한때는 자신도 총리가 되면 참배를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대망의 선거를 앞두고 쟁점화를 피하기 위해 침묵 작전을 선택했다. 그러나 “야스쿠니에 대한 총리 후보들의 입장은 차기 정권의 외교 및 안보 향배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애매하게 넘어가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행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는 아베 장관에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장관이 총리가 된 후 (관계개선을) 해보려는 의사가 있다면 그럴 수 있도록 충분한 명분을 준다”(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것이 현재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도쿄전범재판에 의한 A급 전범 규정을 부정하며 적극적인 야스쿠니 참배론을 펼쳐온 그가 참배를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와 관련, 일본이 강경책으로 외교적 대승리를 거두었다고 자찬하고 있는 그가 외교 카드이자 국내정치 카드인 야스쿠니 문제를 완전히 양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근거하는 전망이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