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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가 우리 아빠 찾아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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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스케키'/ "아이스케키가 우리 아빠 찾아줄거야"

입력
2006.08.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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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케~키”. 요즘 아이들은 여자아이들의 치마를 들추는 짓궂은 장난만 떠올리겠지만, 30대 이상 관객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불러일으킬 말이다.

‘아이스케키’는 1969년 여름으로 시계바늘을 되돌린 작품이다. 아이스케키의 달착지근한 맛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정말 그런 시절이 있었는지 믿기 힘든 별천지로, 어른들에게는 ‘그 때 그 시절’로의 추억 여행을 제공한다.

열 살 소년 영래(박지빈)는 밀수 화장품을 파는 엄마(신애라)와 전남의 항구마을에서 살고 있다. 영래는 “아버지 없는 호로 자식”이란 말이 가장 싫다. 남편 없이 아들을 키우느라 억척스러워진 엄마는 시장통에서 남들과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 일쑤다. 어느 날 영래는 엄마의 앙숙이자 친구인 춘자 아줌마에게서 아버지가 서울에 살아있다는 말을 듣고 서울 갈 차비를 모으기 위해 친구 송수(장준영)를 따라 ‘아이스케키’ 장사를 시작한다.

영화는 영래의 좌충우돌 ‘케키 알바’ 생활과 ‘아버지 찾아 삼만 리’에만 집중하지 않고, 영래와 송수가 티격태격하며 쌓아가는 우정, 영래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인백(진구)과의 관계 등을 버무려 웃음과 눈물을 제조해낸다.

조악한 그림 간판이 걸린 극장가, ‘케키통’을 멘 빡빡머리 아이들, 골목길을 누비며 ‘동동 구리무’를 파는 아줌마…. 주인공은 아이들이지만, 영화는 30여년 전 그 시절의 풍경을 되살리며 ‘갖고 싶어도 갖지 못했던, 먹고 싶어도 먹지 못했던’ 시절을 겪은 어른들의 감성에 호소한다. 아버지를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반전도 찡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방학임에도 충무로표 가족영화를 찾기 힘든 현실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작품. 남도 사투리를 익히기 위해 창까지 배웠다는 아역 배우들의 호연도 박수 받을 만 하다. 그러나 화려한 스펙터클과 앙증맞은 캐릭터에 익숙한 어린이 관객들이 60년대 ‘아이스케키’의 시원한 감동에 빠져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무래도 흥행은 ‘얼음과자’ 맛을 잊지 못하는 부모의 손에 달린 듯 하다. 여인광 감독 데뷔작. 24일 개봉, 전체.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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