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5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를 강행하자 전국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양순임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회장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바람에 이웃 국가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다”며 “일본 국민도 신사참배가 자국에 도움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강주혜 국장도 “한 국가의 수장이 개인 자격으로 참배를 했다는 게 말이 되냐”며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반일단체의 성명서도 쏟아졌다. 강제동원진상규명시민연대는 성명을 통해 “일본의 침략을 미화하는 시설에 참배를 강행한 것은 침략 전쟁에 대한 새로운 의지의 표현”이라며 “신사참배와 역사 왜곡 망언에 대해 소극적인 외교 정책으로 일관해서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독도본부도 “신사참배는 팽창적 침략주의를 국가 목표로 추구할 것이라는 사실을 국내ㆍ외에 강력하게 선전 포고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반 시민들도 신사참배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고교 교사 정영석(31)씨는 “총리의 신사참배 자체도 이해할 수 없지만 일본 학생들이 우경화한 역사의식을 가질 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회사원 조성용(32)씨는 “광복절에 보란 듯이 신사참배를 강행한 것은 누가 봐도 주변국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정부는 일본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진보ㆍ보수를 떠나 한목소리로 신사참배를 규탄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신사참배 반대집회에 보ㆍ혁단체의 광복절 집회까지 겹쳐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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