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2,000억! 국내M&A 최고가 예상…과열 후유증 우려
LG카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금융지주가 사실상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격은 LG카드 매각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역대 국내 인수합병(M&A) 최고가인 7조원대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LG카드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농협이 제출한 입찰제안서 평가회의를 열어 신한금융지주의 점수를 가장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지주는 주당 6만8,000원대의 가격 제안과 함께 인수물량으로 LG카드 지분(1억2,536여만주)의 85%를 제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주당 6만7,000원대, 인수물량 90%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이 주당 가격을 높게 써 낸 반면, 하나가 인수물량을 더 제시해 박빙의 경쟁을 벌였으나 신한이 근소한 차로 점수를 더 많이 받았고 비가격 부문에서도 신한이 하나보다 다소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 6만5,000원대 이상을 제안했지만 물량과 가격면에서 모두 밀렸다. 산업은행은 LG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16일 오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신한의 LG카드 인수가는 7조 2,000여억원대로 국내 역대 M&A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고가 1, 2위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6조9,474억원)와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가(6조 6,000억원)였다.
이번 인수가는 당초 예상치 5조~6조원대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현대증권은 최근 신한의 LG카드 인수 손익분기점으로 6만 1,000원을 제시했고, 삼성증권은 신한의 LG카드 인수 시너지효과를 5조 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7조원대 인수는 자칫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SCB)가 입찰 막판에 입찰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도 사실은 지나치게 높은 가격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이 LG카드 인수를 위해 3~4조원 가량을 조달해야 한다”며 “향후 신한의 재무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규모의 경쟁’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한이 LG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카드 시장에서 단숨에 1위 업체로 올라서면서 은행 비은행 부문이 균형을 갖추게 돼 국민은행에 이어 종합금융그룹 2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된다.
총자산 11조 8,690억원, 회원수 1,013만명을 보유한 LG카드를 통해 타 금융부문과의 네트워크도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하나는 외환은행 인수전에 이어 LG 카드 인수도 실패하면서 은행권 빅4 구도에서 밀려나 ‘매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돌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인수전이 과열양상을 빚은데다 정부 지원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어 후유증이 우려된다. 시장에서는 ‘신한 대세론’이 파다했었고, 예상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 경쟁이 벌어졌음에도 공식 발표 전에 ‘신한 확정설’이 흘러나온 점 등으로 정부가 막후에서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설이 무성하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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