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평화유지군 파견 등 결의안 채택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14일 오전8시(한국시간 14일 오후2시)를 기해 휴전에 들어간다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2일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그리고 헤즈볼라가 유엔의 휴전 결의를 승인하며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레바논 사태가 한달 만에 돌파구를 찾았다.
아난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동시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지도자들이 적대 행위를 중단키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난 총장은 “양국은 전투 행위를 즉각 멈추고 11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부응하기 위해 유엔 평화유지군과 협조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휴전 시점을 논의하기 위해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11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에 적대 행위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휴전 감시 등을 위해 1만5,000명의 유엔 평화유지군을 레바논 남부에 파견하는 내용의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헤즈볼라는 유엔 안보리의 휴전 결의를 받아들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13일 각료회의에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4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유엔결의를 승인해 사태해결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에 앞서 레바논 내각이 만장일치로 유엔 결의를 수용키로 하자,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도 레바논 정부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에는 아직 평화가 찾아오지 않고 있다. 유엔 중동평화특사 알바로 데 소토는 “증강된 유엔 다국적군이 배치되기 까지는 1주일에서 10일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투는 적어도 1주일 이상 계속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군의 총사령관 댄 할루츠는 “유엔군이 남부 레바논을 통제할 때까지 이스라엘 군대는 레바논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트지피 리브니 외무장관은 “유엔의 결의를 승인한 것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뿐 아니라 레바논에서 완전히 제거한다는 의미다”며 당분간 헤즈볼라에 대한 계속 공격을 할 임을 시사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도 “레바논 땅에 있는 이스라엘 군대에 저항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이스라엘과의 전투를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번 휴전으로 얻은 평화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의문이다. 우선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명시하지 않은 유엔 결의는 불완전하다는 지적이 이스라엘측에서 나오고 있다. 또 30년 가까이 유엔군이 레바논에 주둔했지만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침공,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억제하지 못하는 등 유엔 평화유지군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전투는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레바논 50여개 마을에 공습을 가했고 지상군 3만명을 레바논 남부에 투입해 헤즈볼라와 전투를 벌이며 국경에서 30㎞거리의 리타니강까지 진격했다.
레바논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자 1,000여명의 인명 피해에다 도로 다리 등의 기간시설이 무차별 파괴돼 30억~50억 달러의 재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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