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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짭잘한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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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짭잘한 보석'

입력
2006.08.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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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모두들 땀깨나 흘렸다. 큰 수해를 당한 사람들은 한숨 쉴 겨를 없이 눈물과 뒤범벅이 된 구슬땀을 쏟아야 했고, 장마 끝에 찾아온 폭염은 전국민을 더위 먹게 했다.

사무실은 물론 대중교통에까지 냉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데도 사람들이 더위 몸살을 하는 것을 두고 호들갑 떤다고 탓할 수만도 없었다. 언뜻 끈적거리고 냄새 나는 땀을 불쾌함의 상징처럼 받아들이기 쉽지만 기분 좋게 흘리는 땀방울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짭짤한 보석'일 때가 더 많다.

■ 땀은 뇌의 시상하부(視床下部)란 곳에서 관장한다. 뇌의 중앙 아래쪽 간뇌에 붙어 있는 시상하부는 뇌 전체 부피의 300분의 1로 무게는 4g에 불과하지만, 자율신경계의 중추가 모여 생명과 직결되는 곳이다.

체온, 성욕, 수면 등을 조절하고 정서적 반응을 담당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능이 체온 조절이다. 외부 온도가 높아지거나 운동으로 체온이 상승하면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통제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박동을 빠르게 해 혈류량을 늘리는 한편 모공을 열고 땀샘으로 땀을 배출해 체온을 조절한다.

■ 땀의 성분은 99%가 물이고 나머지는 나트륨과 염소 칼륨 마그네슘 암모니아 등 무기질 성분의 전해질로 이뤄져 있다. 더위나 운동으로 높아진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땀을 흘리면 수분과 함께 무기질이 배출돼 심한 갈증과 함께 피곤함을 느낀다.

이때 수분과 염분, 무기질을 제대로 보충해주지 못하면 혈액의 농도에 변화가 일어나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우리 몸에는 200만~400만 개의 땀샘이 있는데, 자라는 환경에 따라 사람마다 땀샘의 수가 차이 난다고 한다.

■ 땀은 체온조절이나 노폐물 배설 기능 외에 몸의 이상을 알리는 기능도 한다. 체온조절을 위해 흘리는 땀이나 미각의 자극으로 얼굴에 솟는 땀은 문제가 없으나, 긴장이나 신체 이상으로 흘리는 식은땀이나 여성호르몬 감소로 생기는 진땀 등은 몸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다.

떼지어 다니며 나쁜 짓을 하는 무리를 뜻하는 '불한당(不汗黨)'의 원 뜻이 '땀 흘리지 않고 살아가는 무리'임에서 알 수 있듯 땀은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탈무드에도 하나님이 아담에게 "너는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먹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는 내용이 있다. 기분 좋게 흘리는 땀은 삶의 기쁨 그 자체이며, 이 때의 땀방울은 가장 아름다운 '짭짤한 보석'이다.

방민준 논설위원실장 mjbam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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