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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개발자서 산림총수로 서승진 산림청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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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개발자서 산림총수로 서승진 산림청장 인터뷰

입력
2006.08.1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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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꽃 무궁화가 국민과 더욱 친숙해지도록 품종개발과 보급에 힘쓰겠습니다.”

우리나라 산림행정의 총수인 서승진(53ㆍ사진) 산림청장은 무궁화 얘기를 꺼내자 대뜸 “민족혼이 담긴 나라꽃이라고 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은 갈수록 낮아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부터 표시했다. 산림청은 광복 61주년을 맞아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성동구 ‘서울 숲’에서 ‘나라꽃 무궁화 축제 2006’을 연다. 서 청장은 “2008년부터는 16개 시ㆍ도를 돌면서 무궁화축제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청장의 무궁화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산림청장에 부임하기 전 산림과학원장으로 5년간 재임하면서 5종의 신품종 무궁화를 개발했다. 무궁화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는 최소 5년 안팎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무궁화는 서양꽃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100여일 동안 꽃을 피울 정도로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를 닮았다”고 강조했다.

서 청장이 가장 안타까워 하는 것은 무궁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그는 “흔히 무궁화는 진딧물이 끼어 지저분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 “조금만 신경을 써 보살피고 약을 친다면 진딧물이 끼지 않는 깨끗한 무궁화를 얼마든지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에게 친숙한 무궁화 품종 개발은 착착 진행중이다. 현재 산림청이 확보하고 있는 200여 품종의 무궁화 가운데 80종이 우리나라가 개발해 이름을 붙인 것이다. 산림청은 최근 화분에다 기를 수 있는 관상용 무궁화 ‘별이’를 개발한 데 이어 조경수와 가로수용 무궁화도 개발해 조만간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산림총수를 맡은 지 6개월, 서 청장은 ‘일관성 유지’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우리나라 산림정책을 펼치고 있다. 흔히 신임 기관장들이 전임자와의 차별화를 위해 새로운 정책을 양산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전임자들의 정책을 이어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산림정책은 장기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서 총장은 “전임자들이 여건 미비로 추진하지 못했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바탕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부임이후 산림행정은 소리는 없지만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전문화와 인재양성을 위해 성과위주의 본부와 팀제로 조직이 개편되고 권한의 60%가 팀장에게 위임됐다. 청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산불예방에 나서는 현장행정으로 매년 수백㏊의 산림을 태워버리던 봄철 산불도 올해는 뜸했다. 피해면적이 30㏊를 넘는 대형산불은 아직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5년이래 가장 적은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적절한 봄비와 산불예방을 위한 대외여건이 나아지고 직원들도 애 쓴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소나무를 고사시키는 소나무재선충과의 전쟁에서도 큰 전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7,800여㏊가 이 해충의 피해를 입었지만 올들어 신규 발생지역이 거의 없을 정도다. 서 청장은 “재선충 확산 저지를 넘어 청정지역 선포가 가능할 때까지 지속적인 방제와 예방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지난 1일 인도네시아와 50만㏊의 조림지 확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해외 산림자원 확보에도 큰 진척을 보이고 있다. 산림청은 2050년까지 해외에서 100만㏊의 조림지를 확보, 국내 목재 수요량의 50% 가량을 충당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산림녹화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사업도 활발하다. 쓰나미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의 망그로브숲 복원을 위해 전문가를 파견,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있고 황사피해 지원지인 몽골지역 사막화 방지를 위해 민간단체와 함께 조림 지원과 현지인력 연수 등을 펼치고 있다.

서 청장은 “산림정책은 나무를 심고 산불을 진화하던 단순한 것에서 생태, 환경 및 산림의 사회적 역할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산림이 자원을 넘어서 휴양,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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