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국가나 지역에 따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자동차 스타일이 차이가 나듯이 타이어에 대한 선호도 크게 차이가 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마다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타이어의 기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타이어 업체들은 이를 반영한 ‘지역특화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소비자들은 성능, 미국 소비자는 경제성, 한국이나 일본은 승차감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우승한 메이커를 선호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유럽 소비자들은 제동 성능이나 코너링 등 타이어 본연의 기능인 주행 성능을 가장 중시한다. 이에 따라 현지의 주요 업체나 연구소들은 타이어 성능비교 테스트를 실시할 때 제동력이나 코너링, 핸들링 등의 요소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눈이 많은 북유럽 지역에서는 사계절용 타이어보다는 별도의 겨울용 타이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영향을 받아 ‘저렴하고 오래 쓰는’ 타이어가 잘 팔린다. 미국의 대표적 소비자 만족도 조사 기관인 ‘컨슈머 리포트’에서도 값싸고 오래 쓸 수 있는 튼튼한 타이어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당연히 주요 타이어 업체들도 미국용 수출제품은 내구성을 최대한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은 승차감과 소음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에 국내에 판매되는 타이어는 수출용에 비해 승차감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제품들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는 승차감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소비자들도 국내 소비자들과 비슷한 특성을 보이고 있어, 일본에 판매되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타이어도 승차감은 높이고 소음은 줄인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도 기온이 높아 날씨가 무더운 중동이나 사막 지역에 적합한 ‘중동형 타이어’도 나오고 있다.
한국타이어 황익진 상품기획팀장은 “주요 타이어 업체들은 해외 생산시설과 함께 각 지역에 연구소를 만들어 현지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국 소비자의 취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최소 3년 정도 앞서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해야만 이를 겨냥한 타이어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