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로 물에 완전히 잠긴 상태에서도 최장 2주간 생명력을 유지토록 해 주는 쌀의 유전자가 국제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쌀 농사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만 벼 포기가 물에 완전히 잠기면 1주일 안에 죽어 버리는 특성을 갖고 있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해마다 이로 인해 10억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는 홍수로 벼농사를 망쳐 일부 단체 추산으로 200만명의 아사자를 낳기도 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과 필리핀 쌀 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벼 품종이 물에 보름간 잠겨 있어도 물이 빠지고 나면 생장에 지장이 없었던 것은 쌀의 9번 염색체에 있는 ‘Sub1(Submergence1)’이란 유전자 서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Sub1을 가진 모든 쌀이 침수에 강한 것은 아니며 특수한 변종 유전자를 가진 것만 그런 특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 변종을 ‘Sub1A_1’로 명명했다.
연구진은 Sub1A_1 유전자를 침수에 약한 벼 품종에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이 벼가 물에 잠긴 지 11일 후에도 되살아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식량 수요는 점점 늘어나고 도시화로 농경지는 줄어드는 데다 기후변화로 강우 패턴까지 급변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이런 연구 성과는 큰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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