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부정선거 논란으로 부분 재검표까지 하고 있는 멕시코에서 옥수수까지 정쟁거리로 등장했다.
멕시코의 주요 농산물인 옥수수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2008년 전면 개방되면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란 점 때문이다.
옥수수 시장 개방은 한국의 쌀시장 개방 만큼이나 민감하다. 멕시코는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옥수수 소비국일 정도로 큰 시장이다. 예정대로 옥수수 시장이 개방될 경우 값싼 미국산 옥수수가 멕시코 시장을 점령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난달 대선에서 0.6% 차로 이긴 국민행동당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는 멕시코의 국익을 위해 개방을 지지하는 반면, 부정선거 의혹을 내세워 재검표를 요구하며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좌파 민주혁명당(PRD) 로페스 오브라도르 후보는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개방의 실익에 대한 논쟁이 가열되고, 농민들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개방 찬성론자들은 미국이 수출할 옥수수가 주식인 흰 옥수수가 아니라 사료용인 노란 옥수수임을 강조한다. 2004~05년 동안 수입된 4억6,200만달러(4,430억원)어치의 미국 옥수수 대부분이 노란 옥수수였다. 따라서 개방돼도 대부분 흰 옥수수를 재배하는 멕시코 농가에는 피해가 거의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반대론자들은 94년 NTFA 체결 이후 미국의 값싼 옥수수가 들어오면서 100만 이상의 옥수수 농가가 재배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누가 정권을 잡던 개방에 대한 재협상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옥수수 시장 개방을 늦출 경우 최대 대미 농수산 수출품인 ‘아보카도(멕시코산 열대과일)’에 대한 규제가 예상돼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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