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왼손 선발 전병호가 7회 마운드에 오르자 대구구장은 전날에 이어 다시 한번 술렁이기 시작했다. 6회까지 탈삼진 2개 포함 볼넷 2개, 무피안타 무실점. 거짓말처럼 전날 삼성 선발 브라운의 ‘노히트 노런급’ 피칭이 하루 만에 재현될 조짐이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브라운에 이어 전병호도 외면했다.
선두타자 3번 박용택이 볼카운트 2-2에서 친 타구는 약간 빗맞는 바람에 우익수 앞에 절묘하게 떨어졌다. 이날 LG의 1호 안타. 8회 2사까지 가슴 졸이던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안도의 한숨을 내 쉬는 순간이었다. 연일 선발 투수들의 대기록을 지원하던 선 감독도 전날처럼 전병호를 바로 권오준으로 교체했다.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전병호의 호투에 힘입은 삼성은 LG를 제압하고 시즌 51승째(30패)를 기록, 2위 한화와의 승차를 6경기로 벌리며 잠시 주춤했던 선두 독주 채비를 다시 갖췄다. 0-0이던 1회 1사 3루에서 3번 양준혁의 1루수 땅볼로 결승점을 뽑은 삼성은 4-0의 완승을 거뒀다. LG전 4연승. 전병호는 최근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나가며 시즌 7승째(4패)를 수확했고, 8회 1사후 권오준으로부터 마운드를 이어 받은 마무리 오승환은 1과3분의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고 시즌 31세이브째를 올렸다.
대전에서는 KIA의 ‘10억 고졸 신인’ 한기주를 6안타 6득점으로 맹폭하며 2이닝 만에 끌어내린 한화가 8-2로 승리하며 2위 현대와 다시 자리를 바꿨다. 올 시즌 KIA전 4연승을 달린 한화 우완 선발 문동환은 12승(5패)으로 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섰고, 한기주는 최근 4연패 부진 끝에 시즌 10패를 당했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선발 이상목의 7과3분의2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현대를 4-0으로 제압하고 최근 7연패 및 홈 4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5위 두산은 잠실 SK전에서 4시간 39분에 걸친 연장 혈투 끝에 12회 1사 만루에서 민병헌이 희생 플라이를 날려 3-2로 이겼다. 4위 KIA와는 반 게임차.
대구=성환희기자 hhsung@hk.co.kr
잠실=오미현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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