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식품안전대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을 기었습니다. 정부가 근거 없이 '믿어도 된다'며 신뢰를 강요한 것이 이유 중 하나죠. 하지만 과학적 근거를 따르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밝히는 원칙을 지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12, 1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8월의 크리스마스' 강연차 내한한 존 크렙스 옥스포드대 지저스칼리지학장은 2000~2005년 초대 영국 식품표준청장을 지낸 생태학자다. 8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그는 초대형 식품파동인 광우병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선발됐던 전문가로서 조언을 서슴지 않았다.
크렙스 청장 시절 발생했던 또 다른 대형 사건은 수단1이라는 불법 위해 염료가 유통된 것. 그는 "수단1이 쓰인 소스 등 500여종 식품을 리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식품산업이 휘청거렸다.
리콜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문제는 위험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급식파동이 있었다"며 "문제는 정부가 얼마나 돈을 지불하느냐가 관건인데 한끼 35펜스라는 비용은 군대에서는 개를 먹이는 비용의 10분의1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크렙스 학장은 이번 강연에서도 '음식이 곧 보약이다'라는 주제로 4개의 식품 관련 강연을 이틀간 각 오전 10시30분과 오후 3시30분에 연다. 음식의 맛, 부패, 미래의 식량 등에 대해 재미난 실험과 시연을 곁들여 학생들의 흥미를 사로잡을 계획이다. 그는 "영국의 과학자는 강연자로 초대받는 것을 영광이자 의무로 여긴다"고 말했다. 영국 왕립연구소는 1926년부터 과학대중강연인 '크리스마스 강연'을 열어왔으며 한국에서는 2001년부터 주한영국문화원(02-3702-0600)이 8월 강연을 연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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