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과 시장경제가 자리잡은 중국에서 애완견 기르기 붐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중국에서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은 ‘부의 상징’일 뿐 아니라 대리 가족으로도 사랑받는다고 전했다.
베이징(北京)시에 등록된 애완견은 55만 마리로 한해 동안 약 15% 늘었다. 600위안(7만2,500원)~1,200위안(14만5,000원)의 등록비 부담 때문에 등록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애완견 수는 베이징에서만 150만마리, 전국적으로는 1억5,000마리에 달한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금기시됐던 애완동물의 보편화는 중국 사회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개혁ㆍ개방의 혜택을 받고 자란 젊은이 사이에서 애완견은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지난주 포메라니안종 강아지를 구입한 여대생은 “TV에 나오는 인기스타들은 모두 애완견이 있다”며 “애완견 기르기는 트렌드”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애완동물(pet)’이란 단어조차 없던 문화대혁명기에 성장기를 보냈지만 “지금은 애완견을 기를 여유가 있을 정도로 부유해졌다”고 한다. 당국의 강력한 산아제한으로 형제자매가 없는 외톨이 자녀나 배우자를 잃은 부모의 적적함을 달래기 위한 반려동물로도 애완견은 인기다.
하지만 농촌에선 광견병 예방 차원에서 개들을 집단 도살하는 등 도농 빈부 격차 만큼이나 견공에 대한 대우도 극과 극이다. 지난 8개월간 광견병 감염으로 16명이 사망한 산둥(山東)성 지닝(濟寧)시는 광견병 발생지 반경 5㎞내 개 50만마리를 도살할 계획이다. 윈난(雲南)성 성도 쿤밍(昆明)에서 차로 3시간 거리의 무딩(牟定)현에서는 광견병으로 3명이 숨지자 지난달 말 현내 5만마리 개를 도살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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