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있는 요미우리 4번 타자 이승엽(30)의 몸값이 폭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스포츠신문 산케이 스포츠는 8일 ‘요미우리 구단이 올 시즌 후 이승엽에게 3년 다년 계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기요타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단장의 말을 인용, ‘메이저리그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승엽에게 최대한 성의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요타케 단장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올시즌 후 이승엽을 시즌 후 잔류 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지금 성적으로 볼 때 연봉을 대폭 올려주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시즌 후 요미우리가 이승엽에게 어느 정도의 거액을 베팅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년간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던 이승엽은 올해 요미우리로 이적하며 계약금 5,000만엔, 연봉 1억6,000만엔 등 총 2억1,000만엔에 1년 계약을 했다.
산케이 스포츠는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말을 빌려 요미우리가 3년간 10억엔(약 84억원)을 제시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러나 최근 이승엽의 한ㆍ일 통산 400호 홈런을 축하하기 위해 일본을 다녀온 하일성 한구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요미우리 다키하나 다쿠오 사장 등 구단 고위층을 만나봤는데 올시즌 후 이승엽에게 연봉 50억원, 메이저리그 진출 포기에 대한 대가로 50억원 등 총 100억원 수준을 제시하는 대신 1년 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보장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누구의 말이 정확한지는 판단할 수 없다. 사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얘기한 3년간 10억엔은 당초 예상보다는 낮은 액수다. 그러나 일본 프로야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요미우리가 외국인 선수에게 3년간의 다년계약을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이다.
또 요미우리가 돈에 있어서는 메이저리그의 어떤 구단에도 꿇리지 않는 ‘빅머니 팀’이라는 점과,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들에게는 실제 연봉 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승엽이 챙기는 돈은 더욱 많아질 수 있다.
요미우리가 ‘이승엽 잔류 총력전’을 선언함에 따라 빅리그 구단들과의 영입 전쟁에도 불이 붙게 됐다. 최근 요미우리의 홈 구장인 도쿄 돔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몰려 들어 이승엽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있다.
물론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승엽에게 얼마를 베팅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지난 달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이승엽의 몸값을 3년간 2,100만달러로 추정한 반면 산케이 스포츠와 인터뷰한 빅리그 스카우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승엽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만 몸값으로는 연봉 200만 달러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년 시즌 종착지가 어디로 결정되든지 간에 이승엽의 몸값과 대우는 현재 보다 크게 올라갈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편 8일 오후 6시 도쿄 메이지 진구 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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