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리고 두 남편과 어머니, 오빠를 실명시키고 불을 질러 지인 가족을 숨지게 한 30대 반인륜 잔혹녀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이상훈)는 6일 존속중상해 방화치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엄모(30ㆍ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엄씨는 남편 이모씨와 “수입이 적다”며 자주 다투던 중 2001년 5월 이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바늘로 눈을 찔러 실명시켰다.
이를 사고로 위장해 보험을 타낸 엄씨는 이후 남편에게 끓는 기름, 염산을 붓는 등 보험금을 노린 잔혹행위를 계속했다. 그리고 이듬해 남편이 합병증으로 숨지자 2억8,000만원의 보험을 타냈다.
엄씨는 장례식 직후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재혼한 임모씨를 상대로 같은 범행을 이어갔다. 엄씨가 임씨를 시각장애인으로 만들어 3,800여만의 보험을 챙기는 사이 임씨는 후유증으로 결혼 3개월 만에 사망했다. 끔찍한 고통을 가한 후 생긴 보험금으로 엄씨는 피부관리를 받거나 명품 옷을 구입했다.
두 남편이 죽은 뒤 엄씨는 가족에게 엽기행각을 벌였다. 2003년 7ㆍ11월에는 어머니와 오빠를 차례로 실명시켜 받은 보험금 2억 6,000만원 중 8,000만원을 몰래 챙겼다.
지난해 1월에는 가족 아파트를 판 사실이 드러날까 봐 집에 불을 질러 동생에게 화상을 입혔다. 1개월 뒤에는 방까지 내주며 편의를 제공해준 지인 강모(44ㆍ여)씨가 “방을 비워 달라”고 하자 홧김에 방화해 강씨 남편을 숨지게 했다.
엄씨는 “내가 아무리 세상을 잘못 살아왔어도 가족한테 그런 짓을 할 리는 없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엄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중형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엄씨가 반성하지 않는 데다 피해자들 고통도 심각해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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