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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세븐 지역 집값 하락/ 강남 최고 2억↓… 거품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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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세븐 지역 집값 하락/ 강남 최고 2억↓… 거품 빠지나

입력
2006.08.0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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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거품 붕괴라는 게 별거 있나, 매물이 나오는 데 안 팔리면 값이 하락하고, 그래도 원매자가 없으면 또 떨어지는 거지 뭐….”

4일 만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중개를 전문으로 하는 W중개업소 김 모 사장은 최근 시세보다 1억원 이상 내린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수요자들이 없어 두 달 가까이 매매 계약서 한 장 써보지 못했다. 그는 “예전 같으면 1억~2억원씩 떨어졌다 하면 급매물이 나오기가 무섭게 팔렸지만 지금은 대출 규제로 돈줄이 묶이는 통에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며 “버블 세븐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다들 시큰둥했지만 요즘 상황을 보면 강남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집값 폭등을 주도해온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이 추락하고 있다. 최근 몇 년에 걸친 숱한 정부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지속해온 강남 아파트값이 5월초 버블 논란 이후 최고 2억원 가량 떨어지는 등 거품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강남 고급주택의 대명사격인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경우 호가가 1억~2억원 가량 빠졌다. 5월초까지만 하더라도 17억원 안팎을 호가하던 47평형의 경우 최근 15억원선까지 내렸다.

인근 대치동 개포우성1차도 31평형이 2~3달 전 15억원까지 호가했으나 최근엔 13억원선에서 거래 문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치동 H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없다 보니 시세를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면서 “선경, 우성, 동부센트레빌 등 주요 단지의 40평대 이상 중대형들이 올 봄에 비해 최고 1억원 이상 빠졌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입주한 지 채 1년도 안된 새 아파트들도 최근 2개월 새 3,000만~4,000만원이 빠졌다. 6월초 6억7,000만~6억8,000만원을 호가하던 강남구 역삼 e편한세상 24평형은 최근 6억3,0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갔다. 청담동 한양아파트 18평형도 6,000만~7,000만원 하락한 4억3,000만~4억4,000만원에 선에서 매매 문의가 오가고 있다.

도곡동 D공인 관계자는 “값이 많이 떨어지면서 대기 수요자들의 문의는 곧잘 오는 편이지만 시장이 너무 침체되자 가격이 더 내릴 것으로 관망하고 있어 거래가 쉽지 않다”며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시행에 따른 대출 규제로 웬만한 목돈을 갖고 있지 않고서는 강남 집을 살 수 없는 것도 최근 가격 하락의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강남 외에도 송파구 일대와 양천구 목동, 경기 분당, 용인 평촌 등지의 아파트도 최근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고 있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아파트도 연초에 비해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32평형 로열층은 현재 호가가 7억8,000만원 정도로, 5월초에 비해 9,000만~1억원 가량이나 가격이 내려 앉았다.

목동신시가지 1단지 35평형은 5월초에 비해 5,000만원 가량 떨어진 10억6,000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분당 정자동 아데나팰리스 67평형은 같은 기간 8,000만원 가량 내려 16억7,000만~16억9,000만원선에 호가가 형성됐고, 인근 한솔LG아파트 59평형도 5,000만원 가량 내려 11억원 안팎에서 중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자동 상록우성 47평형도 올 초에 비해 1억원 가량 하락한 11억원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용인 죽전동 롯데낙천대 48평형도 5월초에 비해 5,000만원 가량 빠진 6억5,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판교 중대형 분양에 따른 후광 효과를 기대했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 영향으로 6억원이 넘는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변에 신규 입주 및 분양 물량이 계속 나올 예정이어서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부동산연구소장은 “담보대출 규제를 통해 자금줄을 옥죈 것이 강남 등 버블세븐 지역 부동산가격 하락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 등 시장 외적인 요인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하반기 종합부동산세나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하려는 매물이 늘 경우 약세 기조는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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