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를 웃도는 찜통더위, 며칠째 지속되는 열대야 속에서도 3부자가 3년째 여름마다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3일부터 5일까지 전북 군산시 개정면 통사리에 건축 중인 사랑의 집짓기에 참가한 서시윤(49ㆍ회사원)씨와 아들 하은(20ㆍ동아대 생명과학부 2년)씨, 성은(18ㆍ고교생)군 3부자. 3부자는 2004년부터 3년째 여름 휴가와 방학을 반납하고 집짓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하은씨는 고교 2학년 때 어머니를 포함한 온 가족이 천안에서 열린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자원봉사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이 있는 울산에서 한달음에 군산으로 왔다. 친구들의 여행 권유를 뿌리차고 현장에 온 하은씨는 "첫 해에는 태어난 후 처음으로 막노동 하는 기분이 들어 고생도 됐지만 우리 가족이 힘들게 지은 집이 어려운 이웃에게는 보금자리가 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껴 계속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건강을 챙겨주고 격려해 주던 어머니 김미자(48)씨가 회사 일이 바빠 올해는 함께 참석하지 못해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들 형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나이가 어려 '솜씨가 서툴다'는 주위의 핀잔도 들어야 했지만 올해는 '제법이다'는 칭찬을 받으며 집짓기 작업에 큰 몫을 해내고 있다.
3부자가 집짓기 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은 아버지 덕분.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서씨는 5년 전부터 울산 YMCA의 장애인을 위한 차량이동 자원봉사활동에 참가하며 봉사하는 삶을 실천해왔다.
서씨는 "아이들이 공부 며칠 더 하는 것보다 남을 위해 뭔가 보람있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더 큰 배움이라 생각했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 힘들지만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부자는 "우리가 흘린 땀이 어려운 이웃에게 힘이 된다면 어디든지 달려갈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통사리에 건립 중인 사랑의 집에는 이 지역 저소득 무주택 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김종구기자 sori@hl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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