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관세가 철폐되면 쇠고기가 연간 3,600억원, 대두(콩)는 2,713억원, 돼지고기는 2,300억원 규모의 생산 감소가 초래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 달 중순 미국과 교환하게 될 1차 양허안에서 쌀뿐 아니라 쇠고기, 대두 등 주요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철폐하지 않고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관세 일부만 감축하는 예외적 취급대상으로 분류해 제시하기로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4일 '한ㆍ미 FTA 농업계 대토론회'에서 공개한 '주요 농산물별 파급영향 및 민감품목 선정방향'에 따르면 FTA 체결시 쇠고기 부문의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40%인 수입 쇠고기 관세가 철폐될 경우 3조원에 달하는 국내 한우 농가의 생산액이 연간 최대 5,255억원, 평균 3,6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5년에 걸쳐 매년 8%포인트씩 관세가 철폐되면 연평균 생산 감소액은 2,4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또 돼지고기 2,300억원, 닭고기 1,200억원 등 축산물 전체 생산감소 추정액은 약 7,200억원(관세 즉시 철폐 경우)에 달했다.
곡물은 대두의 피해가 가장 커 생산액 감소가 2,71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국내산 대두는 미국산에 비해 가격이 8배가 비싸다. 다른 품목의 생산 감소액도 보리 1,351억원, 맥주보리 844억원, 감자 250억원, 팥 171억원 등이었다.
과일류는 사과가 1,264억원, 포도가 1,135억원 등이었고, 채소류는 고추 516억원, 인삼 319억원, 마늘 255억원 등이었다. 주요 농축산물 20여개 품목을 모두 합치면 생산 감소액은 연간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부 배종하 국제농업국장은 "생산액, 재배면적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선정될 민감품목은 향후 협상에서 대부분 예외적 취급 범주에 넣을 것"이라며 "특히 1차 양허안의 경우 관세철폐 대상 품목도 이행기간을 상당히 길게 잡아 보수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ㆍ미 양국은 7월 2차 협상에서 농업분야의 양허 유형을 '즉시-단기-중기-장기관세철폐'와 예외적 취급 등 5개로 나누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ㆍ칠레 FTA에서는 전체 농산물의 28%가 사실상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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