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오너 일가의 사촌간 지분정리가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인 최신원ㆍ창원 형제가 화학과 건설부문을 맡고, 창업주의 동생으로 SK그룹을 재계 서열 3위까지 끌어 올린 고 최종현 회장의 아들인 최태원ㆍ재원 형제는 에너지와 통신분야 계열사를 경영하는 것으로 2세간 지분정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최신원 SKC 회장은 3일 보유중인 SK네트웍스 주식 284주를 전량 매각했다. 비록 적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사촌간 지분의 교차 보유라는 명분의 한 축이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최신원ㆍ창원 형제가 보유 중인 최태원ㆍ재원 형제측 계열사 지분은 최신원 회장의 SK텔레콤 주식 700주만 남게 됐다.
최신원ㆍ창원 형제끼리의 지분 정리도 최근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최신원 회장이 SK케미칼 주식 1만주 전량을 처분한 것이다. 이로써 최창원 SK케미칼 부사장이 이 회사의 명실상부한 최대주주(9.02%)가 됐다.
최 부사장은 SK건설 지분도 9.6%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최신원 회장은 SKC 지분율을 1.29% 수준까지 늘린 상태다. 최신원 회장이 SKC를, 최 부사장이 SK케미칼과 SK건설을 나눠 맡는 구도가 굳어진 것이다.
최태원ㆍ재원 형제는 SK그룹의 주력인 통신과 에너지 부문에 주력하고 있다. 형제간 지분정리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형제끼리 협력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동생인 최재원 SKE&S 회장은 SKE&S와 SK가스의 본사를 SK 서린동 사옥으로 옮긴 것이다. 주위에서는 형인 최태원 SK 회장이 주도하는 SK㈜와 SK인천정유 등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계열사들을 SKC&C의 지배를 받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SKC&C가 SK㈜ 지분 11.16%를 보유하고, SK㈜는 SK텔레콤(21.47%), SK네트웍스(40.95%), SKE&S(51%)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재계 관계자는 "건설과 화학을 떼어낸 새로운 SK그룹이 올 연말에는 거의 완벽한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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