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 출입 기자들이 당분간 ‘강요된 휴전’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일부터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에서 휴가에 들어간 탓도 있지만 백악관내 프레스룸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프레스룸이 내년 5월 다시 문을 열 때 까지 백악관 출입 기자들은 백악관 맞은편 정부청사 건물에 마련된 임시 공간을 이용하게 된다. 백악관을 벗어난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된 셈이다.
‘한번 백악관을 떠난 이상 다시 복귀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 ‘대통령이 골치 아픈 언론인들을 멀리 하려는 것 아니냐’는 등의 음모론이 제기되자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리노베이션이 끝나면 즉각 같은 곳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는 “공간적으로 멀어진 만큼 대통령을 취재하는 감도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물론 스노 대변인의 브리핑은 정부청사 임시 공간에서 평소처럼 계속된다. 방송 앵커 출신의 스노 대변인 주도로 이뤄지는 이노베이션은 프레스룸에 비디오 벽을 설치하고 인터넷 시대에 맞게 첨단시설을 도입하는 등의 작업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매년 3~4주 동안 휴가를 즐겼지만 중동 사태 등 국내외 현안을 감안, 올해엔 크로포드 목장에서의 체류기간을 10일로 대폭 줄였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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