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불볕 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국에서 정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에어컨이 본격 보급되기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와 가정의 수전설비(한국전력이 공급하는 전력을 받아들이는 시설)가 과부하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4일 한전에 따르면 폭염이 시작된 지난달말 이후 전력 사용량이 그 이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순간 최대 전력사용량이 4,298만㎾였으나, 31일 4,313만㎾로 늘어난데 이어 이달 2일과 3일에는 각각 4,930만㎾와 5,177만㎾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최대 전력 공급 가능량과 수요량의 차이인 공급예비율도 45%에서 22%로 낮아졌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정전사고가 경기, 강원, 부산, 인천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3일 밤 부산 사상구 아파트단지에서 1시간30분 가량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고, 같은 날 강원 춘천시 교동에서도 변압기 절연물이 파손돼 130여가구의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또 인천과 경기 안산시 등 전국에서 크고 작은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단체휴가로 문을 닫은 대형 공장들이 다음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경우 최대 전력사용량은 5,500만㎾를 훌쩍 넘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러나 “한전의 최대 공급능력은 6,300만㎾로 전력 부족사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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