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30대 초반처럼 나에게도 결혼을 했거나 하려고 하는 친구들이 있다. 나나 내 친구들이나 나이를 먹을수록 적절한 배우자를 찾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을 보게 된다. 자신의 삶을 함께 할 특별한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주의 깊게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나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동의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 결혼 앞둔 한국인 커플들의 고민
나는 오랜 한국인 친구 중 한 명과 이 문제를 놓고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 친구는 매우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었다. 그래서 여자를 부모님에게 인사시켰지만 부모님은 그녀의 집안과 학력을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다.
그는 몇 달 동안이나 그녀 외에는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부모를 설득했지만, 결국에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와 부모 사이의 관계는 매우 긴장됐고, 그와 여자친구 사이도 긴장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그의 가족들을 설득할 자신을 잃었고, 결국 그의 가족의 일부분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게 되었다.
여러 해가 지난 후 그 친구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되었다. 이 여자는 그 친구 부모의 눈에는 완벽했다. 결혼생활의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그는 자신이 그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그 결혼은 이혼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친구 이야기를 하는 것은 그 친구의 상황이 한국의 많은 커플들을 대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인이 가족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부모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사람과 결혼한다. 미국에서는 반대로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실한 사랑을 택한다. 이것은 미국인들이 매우 독립적이고, 사랑과 관련된 결정은 개인적인 선호에 기초를 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한국인 어머니가 보수적인 외할아버지에게 영국인인 아버지와 결혼하기를 원한다고 하자, 외할아버지는 외국인과 결혼하려면 당장 집을 나가라고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가서 결혼하고 세 명의 자녀를 두었다. 나는 열두 살 때 처음으로 한국으로 외할아버지를 방문했다. 공항에 도착했을 때 외할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끌어안고 아주 오랫동안 울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 후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관계는 좋아졌다. 내가 어머니에게 외할아버지의 뜻을 거스른 것을 후회하느냐고 물었을 때 어머니는 “아니야, 결코…. 네 아버지와 너희들만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다”고 했다.
● 스스로의 선택으로 사랑 이루길
지난 달 결혼 36주년을 맞은 부모님을 보면서 나는 그들의 서로에 대한 희생과 헌신을 존경하게 되었다. 그 후론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 한국인들을 만날 때면 우리 부모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인생이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며, 우리의 삶은 우리의 개인적 선택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한국에도 사회적 규범이나 가족의 압력보다 개인적 선택에 의해 사랑을 이루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이 것이 삶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마가렛 키ㆍ다국적 홍보대행사 에델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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