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조금이 이동통신업체들을 울렸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사들은 과도한 보조금 지급으로 마케팅 비용이 급증, 2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2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텔레콤은 매출 7,430억원에 영업이익 9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2.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0.8% 줄었다. 특히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동기식 IMT-2000 사업권 허가취소에 따른 비용발생 등으로 각각 2,348억원과 1,954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도 매출은 전분기보다 3.9% 늘어난 2조6,383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7.3% 줄어든 6,193억원에 그쳤다. KTF 역시 매출(1조3,142억원)은 1분기에 비해 3.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1,527억원)은 10.6% 감소했다.
이동통신사들의 이 같은 영업이익 후퇴는 지난 3월27일부터 휴대폰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마케팅 비용의 과다출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휴대폰 보조금 및 월드컵 광고비 등으로 5,995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사용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22.7%를 차지하는 규모다. KTF와 LG텔레콤도 매출액의 20%가 훨씬 넘는 돈을 마케팅에 쏟아부었다.
휴대폰 시장은 현재 포화상태에 달해 신규 가입자보다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 와야 하는 '제로섬' 상황. 그만큼 마케팅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이동통신 업체들이 휴대폰 보조금 부분 허용 이후 3개월 동안 297만명에게 2,753억원의 합법보조금을 지급했는데, 음성ㆍ불법보조금까지 합치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업계는 현 시장구조로 볼 때 하반기에도 마케팅 비용 출혈경쟁, 이로 인한 재정압박증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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