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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아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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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엔 아빠가 없다

입력
2006.08.02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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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이하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한국 아빠들 절반은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고민하고 있다.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국립여성교육회관이 최근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스웨덴 태국 등 6개국 아빠 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 아빠들의 49%가 자식과의 접촉 시간이 짧은 것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4년 조사 때의 24.7% 보다 거의 2배가 늘어난 것으로 6개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 같은 한국 아빠들의 고민은 짧은 자녀 접촉 시간과 비례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의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 2.8시간으로, 일본(3.1시간) 프랑스(3.8시간) 미국(4.6시간) 스웨덴(4.6시간) 태국(5.9시간)과 비교할 때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 아빠들은 또 가사와 육아 참여도에서도 점수가 낮았다. 자녀에게 식사를 챙겨준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로, 일본(10%)을 조금 앞선 5등으로 기록됐다. 유치원의 보호자회의에 참가한다는 아빠도 일본과 비슷하게 10% 전후로 나왔다. 예절교육 등 가정교육에 참가하고 있다는 응답은 60%를 넘지만 스웨덴(80%), 프랑스(72%) 등 보다는 한참 뒤지는 4위에 불과했다.

특기할 점은 한국과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아빠 부재’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1주일에 49시간 이상 일하는 아빠들의 비율이 한국 53%, 일본 53.4%에 이르는 현실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에서는 회식을 중시하는 직장 문화, 기러기 아빠로 상징되는 과도한 교육열, 대화를 단절하는 인터넷의 확산 등을 아빠 부재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는 육아에 대한 책임과 부담을 엄마에게 더욱 집중시켜 여성들의 출산기피 현상이 심화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립여성교육회관은 가정에 아빠가 없는 한국과 일본 아이들은 얌전하게 밥을 먹는 등의 예의범절을 몸에 익히거나 자립하는데 다른 나라 아이들보다 늦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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