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이번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대책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31일 캘리포니아를 방문중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지구 온난화에 맞서 싸울 방안을 함께 찾아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날 합의에는 청정연료기술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한편 온실가스 삭감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권을 사고 파는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는 시장원리를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 규제 및 감축에 적극적인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위해 고안된 제도다.
슈워제네거 주지사의 이날 합의는 부시 대통령이 기업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로 온실가스를 규제하려는 국제적 노력인 교토(京都)의정서 가입을 거부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 정책을 펴온 것과는 방향을 달리하는 것이다.
언론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부시 대통령과 본격적으로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AP통신은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부시를 무시했다”고 보도했다.
린다 아담스 캘리포니아주 환경장관은 “연방 당국과 항상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블레어 총리와의 합의와 관련해 백악관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독자성을 강조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지만 캘리포니아 주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임을 의식해 그동안 불법이민 규제 강화, 미국ㆍ멕시코간 국경장벽 건설,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지원 반대 등 부시 대통령의 주요 정책을 거부해왔다.
블레어 총리도 ‘부시의 푸들’이라는 조롱을 받을 정도로 이라크전 등에서 미국 추종 외교를 펴 왔으나 온실가스 규제와 관련해서는 부시 대통령에 맞서 왔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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