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을 확고하게 세우기(而立ㆍ서른살)도 전에 400홈런의 금자탑을 세웠다.
1일 한신전에서 시즌 32호를 때린 이승엽의 한-일 통산 400홈런 기록은 세계 프로리그 사상 3번째 최연소 기록이다. 29세11개월13일의 이승엽은 평생에 걸쳐서도 쳐내기 쉽지 않은 400홈런을 만 서른살 이전에 달성했다.
전 세계적으로 30세 이전에 400개의 홈런을 쳐낸 선수는 이승엽을 포함해 꼭 3명. 현역 선수로는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이승엽이 ‘유이’하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왕정치(일본명 오 사다하루) 감독이 포함된다.
1975년7월27일생인 로드리게스는 29세 316일만인 지난해 6월9일 밀워키전에서 홈런 2개를 쏘아올리며 세계 최연소 400홈런 기록을 세웠다. 왕정치 감독은 요미우리 시절인 1969년10월18일 주니치전에서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을 쳐냈다. 29세4개월 만이었다.
400홈런은 평생에 걸쳐서도 이루기 쉽지 않은 대기록. 25년째를 맞는 한국 프로야구에선 400홈런을 친 선수가 단 1명도 없다. 통산 홈런 1위인 장종훈은 340개의 대포를 날리고 지난해 은퇴했다.
일본에서도 40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는 통산 868개의 왕정치 감독을 비롯해 13명에 불과하다. 현역 선수 가운데는 519홈런의 기요하라(오릭스)가 유일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400개 이상의 대포를 쏘아올린 선수는 41명뿐. 현역 선수는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ㆍ722개), 켄 그리피 주니어(신시내티ㆍ557개), 프랭크 토마스(오클랜드ㆍ471개), 매니 라미레스(보스턴ㆍ464개), 짐 토미(시카고 화이트삭스ㆍ463개), 게리 셰필드(뉴욕 양키스ㆍ453개), 알렉스 로드리게스(451개), 제프 배그웰(휴스턴ㆍ449개), 마이크 피아자(샌디에이고ㆍ413개) 등 9명뿐이다.
한국과 일본, 미국 프로야구의 수준 차가 고려돼야 하겠지만 어쨌든 이승엽의 400홈런은 켄 그리피 주니어(30세141일), 미키 맨틀(30세325일), 행크 에런(32세74일) 보다도 어린 나이에 달성된 것이다.
요미우리를 떠나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쓰이 히데키도 만 31세를 넘긴 지난시즌 일본-미국 통산 400홈런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요미우리의 외국인타자 가운데서도 이승엽의 홈런 기록은 돋보인다. 73년의 요미우리 역사 속에서 시즌 30홈런 고지를 가장 먼저 밟은 외국인타자는 이승엽이 처음이다.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고 30홈런에 선착한 선수는 지난 2000년 마쓰이가 마지막이었다. 센트럴리그의 역대 외국인타자 가운데서도 양대리그를 통틀어 첫 30호 홈런의 주인공이 된 것은 78년 갤레트(히로시마), 85년 바스(한신)에 이어 3번째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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