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남한산성 산책로 주변에서 국내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여우(사진)가 산채로 붙잡혀 관계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31일 성남소방서에 따르면 29일 오후 3시30분께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1동 사기막골 남한산성 산책로 입구에서 여우 한 마리가 승용차 밑에 웅크리고 있는 것을 주민 한모(55)씨가 발견해 119구조대에 신고했다.
한씨는 “산책을 하던 중 승합차 밑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 자세히 보니 여우가 으르렁대고 있었다”며 “여우가 몹시 지쳐 보이는데다 행인들이 무서워할 것 같아 신고했다”고 말했다. 출동한 119구조대는 그물망과 목줄을 이용해 여우를 포획한 뒤 성남시 야생동물 지정치료기관인 모란동물병원에 인계했다.
모란동물병원측은 “여우는 수컷 2∼3년 생으로 추정되며 탈수증세 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며 “양상태가 나쁘고 신경이 날카로와 현재 안정을 취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 여우가 수입종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여우를 잃어버렸다는 신고가 들어온 데다 이 여우는 한반도 토종에 비해 귀가 너무 큰 것 같다”면서 “하지만 토종인지 아닌지는 유전자 검사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목현동에 사는 장모씨는 이날 모란동물병원에서 “집에서 키우던 여우 4마리 중 2마리가 10여일 전 탈출했다”면서 “이 여우는 잃어버린 여우가 맞다”고 확인했다.
토종 여우는 1970년대 이후 목격되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으나 2004년 강원 양구에서 토종수컷 한 마리가 숨진 채 발견돼 국내 자생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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